“복자야 교회 가자∼.” 부산 대신동 어느 동네 골목. 어김없이 주일 아침마다 우리 동네를 쩌렁쩌렁 울리는 남자 선생님의 목소리. 동네 사람들은 일요일에 아침잠을 설쳐도 누구 한 사람 그를 탓하지 않았습니다. “총각 쌤이 알∼라들 데리고 참 고생많데이” 하는 마음으로 그 교회 선생님 목소리를 알람시계 삼아 자리에서 일어나곤 했습니다. 물론 40년 전 저의 어릴 때 이야기입니다.
30년 전 대학생 시절에 저는 매주 수요일이면 학교 수업을 마치자마자 급히 교회로 달려가야 했습니다. 어린이 수요예배를 인도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때에는 대부분의 교회에 어린이 수요 오후예배가 있었습니다. 그리 오래전 일도 아닌데 벌써 전설처럼 되어 버렸습니다.
한 조사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모 교단의 경우 학생회가 조직돼 있지 않은 교회가 50%에 달한다고 합니다. 한국교회 전체 교인 가운데 대학생은 3%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전체 기독교인 수는 1200만명에서 650만명의 나락으로 떨어졌습니다.
지금으로부터 향후 10년, 20년 후에는 한국교회에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오늘날 기독교는 개독교란 오명을 쓰고 하나님의 영광스러운 이름이 땅에 떨어져 있습니다. 비느하스처럼 분연히 일어설 기독 청년들이 필요합니다.
제가 재직하고 있는 백석대 천안캠퍼스는 약 2만명의 재학생 중에 1만명에 가까운 청년들이 예수를 믿습니다. 이들 가운데 약 1000명이 교목실이 지도하는 하얀돌 학생회 즉 WSA(White-stone student Association) 활동을 하며 교내에 복음을 전하여 지난 한 해에 약 500명의 학생들에게 세례를 주었습니다. 저는 다시 한 번 더 꿈을 꿉니다. 1만명 기독학생들 중에 300명, 아니 30명이라도 캠퍼스 사역에 선교사로 헌신한다면 30개 대학으로 파송할 수 있겠는데…. 올해 백석대는 일반학부 대학 졸업생들 가운데 13명을 전임 유급 학원 간사로 임명했습니다. 이들은 백석대에서 캠퍼스 선교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향후 모든 대학에서 자생적으로 학원 간사들이 생겨나기를 소망하며 이를 지원하기 위해 백석대 평생교육원(서울·천안) 내에 ‘캠퍼스 선교사 사관학교’를 곧 개설하게 됩니다.
이제 신학대학원을 졸업하는 목회 지망생 사역자들도 동네 개척교회 설립에서 캠퍼스교회로 눈을 돌려야 할 때입니다. 어렵사리 개척 자금을 만들어 그렇게 크지도 않은 홀을 힘들게 얻고는 어쩌다 한 사람 찾아올까 말까 하는 동네 주민들을 기다리는 개척목회 패러다임을 바꾸어야 합니다. 새로운 개척지요 블루오션인 캠퍼스로 눈을 돌려보십시오. 시간마다 수많은 학생들이 벤치에 앉아 친구들과 더불어 진로와 인생을 고민하며 앉아 있습니다. 이들에게 다가가면 캠퍼스 내 빈 강의실을 이용해 얼마든지 성경공부를 함께 할 수 있습니다. 또 동아리에 등록하면 학교로부터 공간을 허락받고 동아리를 위한 각종 지원도 받을 수 있습니다. 전도를 한 학생들을 주일에 인근 교회로 인도한다면 교회의 선교비 지원도 가능할 것입니다. 모든 기독교대학과 교회는 속히 캠퍼스로 선교사를 파송하고 이 시대의 청년들을 다시 한 번 일으켜 세워야 합니다. 한국교회의 미래가 저들의 손에 달려 있습니다.
주만성 교수(백석대/백석문화대 교목실장)
[특별 기고-주만성] 캠퍼스로 선교사를 파송해야 합니다
입력 2014-10-09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