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는 처음으로 스페인에서 에볼라출혈열 환자가 발생했다. 미국에 이어 유럽까지 감염자가 확인되면서 에볼라 공포가 다시 전 세계로 확산될 조짐이다. 미국은 에볼라 확산 방지를 위해 공항 검색 시스템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아나 마토 스페인 보건부 장관은 6일(현지시간) 에볼라출혈열 감염 환자를 치료하던 44세 간호사가 에볼라 양성반응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이 여성은 고열 증상을 보여 마드리드 교외 알코콘 병원 격리병동에 입원해 치료받았다. 이후 카를로스 3세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 간호사는 서아프리카 시에라리온에서 에볼라에 감염돼 스페인으로 옮겨진 선교사 마누엘 가르시아 비에호의 치료팀에 속해 있었다. 이 선교사는 지난달 25일 마드리드의 한 병원에서 에볼라에 감염돼 사망했다.
AFP통신 등은 아프리카에서 에볼라에 감염돼 유럽에서 치료받은 경우는 있지만 유럽 내에서 에볼라에 감염된 것은 처음이라고 전했다. 스페인 당국은 에볼라 확산을 막기 위해 간호사와 접촉한 사람들을 확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스페인 보건 당국은 7일 이 간호사의 남편과 선교사를 치료했던 또 다른 간호사, 나이지리아를 여행하고 돌아온 남성 등 3명을 감염 가능성을 우려해 격리 조치했다.
이런 상황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에볼라로부터 미국을 지키기 위해 출발하는 공항은 물론 도착하는 공항도 모두 추가 검색 조치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아프리카 지역에로의 여행 제한 조치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이번 조치는 라이베리아에서 에볼라에 감염된 미국인 토머스 에릭 던컨이 입국 뒤에야 에볼라 환자로 판정받는 등 공항 검색 과정에서 허점이 노출됐기 때문이다. 던컨과 그의 가족, 주변 인물 등이 의료진 과실을 물어 소송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위독한 상태인 던컨은 지난달 25일 텍사스의 한 병원에 찾아가 라이베리아에서 입국한 사실 등을 알렸지만 의료진은 그에게 항생제만 처방하고 집으로 돌려보냈다. 사흘 뒤 증세가 악화돼 응급실을 찾은 던컨은 그때서야 에볼라 감염 판정을 받았다.이제훈 기자 parti98@kmib.co.kr
스페인 간호사, 유럽 내 첫 에볼라 감염
입력 2014-10-08 04: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