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완수(59) 전 창원시장이 7일 제6대 인천공항공사 사장에 취임했다. 정창수 전 사장이 지난 3월 초 강원도지사 선거에 나간다며 물러난 지 7개월 만이다. 그동안은 최홍렬 부사장이 사장 직무대행을 맡았지만 임시라는 한계를 벗어날 수 없었다. 지난 5월 한국에서 처음 열린 국제공항협의회 세계총회는 한국 측 대표인 인천공항공사 사장 없이 치러진 셈이었다.
박 사장 취임은 인천공항공사가 이처럼 긴 공백기를 접는 전환점이지만 기관장 취임식답지 않게 ‘은밀히’ 치러졌다. 공사는 이날 오전 10시가 넘어서야 기자들에게 취임식이 잠시 후 개최될 예정이고, 행사 종료 때까지 이 사실을 보도하지 말아 달라는 내용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발송했다. 취임식이 한 시간도 남지 않은 시점이었다.
이용훈 공사 홍보팀장은 “사장 선임 절차가 언제 끝날지 몰라 저희도 날짜를 못 잡고 있다가 (내정 후) 사장님이 취임하시겠다고 해서 어제 갑자기 결정됐다”고 말했다. 보통 이런 경우 밤늦게라도 언론에 알리지만 공사는 취임식 일정을 공지하지 않았다. 이런 취임식은 박 사장에 대한 보은인사 논란과 맞물려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박 사장은 올해 지방선거 때 친박(친박근혜)계의 지지로 새누리당 경남도지사 경선에 뛰어들었다가 홍준표 현 지사에게 패한 인물이다. 정 전 사장과 행정고시 23회 동기로 창원시장을 3차례 연임하긴 했지만 공항에 관한 전문성은 떨어진다는 평가가 많다. 인천연대는 지난 5일 “박 전 시장의 인천공항공사 사장 내정은 절차와 임명 기준을 무시한 대표적인 낙하산 인사”라고 주장했다.
공사는 이런 비판을 의식한 듯 취임 관련 보도자료에서 “사장 선임은 해당 절차를 모두 준수해 엄격하고 공정하게 추진됐다”며 “최고경영자로서 자질을 갖춘 CEO를 선임하기 위해 재공모 절차까지 거친 끝에 비로소 박 사장이 취임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공사는 그러나 사장 선정 과정의 회의록과 속기록, 지원자 명단, 사장 후보군의 채점표 등 모든 관련 문서를 파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비즈카페] 쉬쉬한 인천공항公 사장 취임식 왜
입력 2014-10-08 02: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