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대 매점(PX)의 납품업체 입찰제도를 악용해 뒷돈을 주고받은 국군복지단 직원과 유통업체 관계자가 검찰에 덜미를 잡혔다.
서울서부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조남관)는 군납물류 대행업체 2곳에 입찰 정보를 제공하고 수천만원대 금품을 받아 챙긴 혐의(배임수재)로 국군복지단 계약직 근무원 류모(50)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7일 밝혔다. 또 류씨에게 돈을 건넨 혐의(배임증재)로 모 군납 대행업체 대표이사 강모(49)씨를 구속기소하고 입찰을 방해한 중소 유통업체 관계자 9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예비역 중령인 류씨는 부대 인맥을 통해 국군복지단에 근무하면서 2010년 9월부터 올해 6월까지 입찰 정보를 강씨 등 업체 관계자에 흘리고 3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유통업체들은 더 높은 할인율을 제시하는 업체 제품이 낙찰되는 ‘판매가 최고 할인제’ 입찰 방식의 허점을 노렸다. 이들은 비싼 가격이 찍힌 가짜 영수증을 제출해 판매가격을 부풀린 뒤 높은 할인율을 적용해 낮은 단가에 납품하는 것처럼 속였다.
3000원짜리 냉동만두를 시가 7600원짜리로 부풀려 영수증을 제출한 다음 60∼70% 할인율을 적용하는 것처럼 속여 납품하는 식이다. 이렇다 보니 저렴하게 물건을 공급하겠다는 제도 취지와 달리 PX 제품 판매가는 거의 시중 가격과 비슷하거나 약간 낮은 수준에 그쳤다. 이런 입찰로 국군복지단에 납품된 물품의 매출액은 2012년 10월부터 1년간 24억원에 달했다. 검찰은 지난 2월 국군복지단 사업관리처장 출신인 민모(52) 육군 대령이 PX 납품 과정에 비리가 있다며 군납업체 76곳을 고발하자 수사에 착수했다.
전수민 기자 suminism@kmib.co.kr
軍 PX 입찰비리 11명 기소… 3000원짜리 냉동만두 7600원으로 부풀려 할인
입력 2014-10-08 0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