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부터 6일간 경기도 부천·수원·안양 등 6개 지역에서 진행 중인 ‘2014년 전국기능경기대회’에서 눈길을 끄는 참가자가 있다. 여성을 찾기 힘든 기계설계·캐드(CAD) 분야에 홍일점으로 출전한 이슬아(21·사진)씨다. 자동차, 공장기계, 조선 등 기계설비 관련 아이디어를 컴퓨터시스템을 통해 실제 기계 제작에 적용할 수 있는 상세 제작도를 완성하는 기계설계 캐드 분야는 여성의 진출이 매우 적은 분야다.
그런데 이씨는 좀 달랐다. 중학교 시절 처음 캐드를 활용, 제품 디자인 작업을 하면서 ‘기술 세계’에 빠져들었다. 기술을 제대로 공부하고 싶은 마음에 마이스터고에 진학했지만 학교는 이씨의 기술 습득에 대한 욕구를 채워주지 못했다. 고등학교 2학년, 어리다면 어린 나이에 이씨는 학교를 그만뒀다. 학교를 나온 이씨는 지체하지 않고 기계설계 분야 대한민국 명장인 김영상씨를 찾아갔다. “개인적으로 기술을 전수해 달라”가 당찬 소녀의 부탁이었다. 김 명장은 “슬아는 부모님까지 설득해 함께 찾아와 내게 기술을 가르쳐 달라고 할 만큼 의지가 확고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이씨의 실력은 어떨까. 김 명장은 “솔직히 남자가 여자보다 공간이해능력이 우수한데, 슬아는 노력으로 어려움을 극복해가고 있는 게 보인다. 기본적으로 캐드를 즐기고 있다”고 평가했다.
어린 나이에 쉽지 않은 길을 선택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이씨는 ‘즐겁다’는 명쾌한 답을 내놓았다. 이씨는 “아이디어를 내고 캐드를 통해 그것을 실제 제품으로 완성해 가는 과정이 정말 재미있고 무궁무진하다”면서 “학교를 그만둘 때 부모님께 캐드를 활용한 기술의 가능성이 얼마나 큰지를 말씀드리며 설득했다. 평생 기술로 익혀 제품 디자인과 캐드 분야 최고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
고교 중퇴하고 명장 찾아가 기술 배운 당찬 여성
입력 2014-10-08 02: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