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3분기 영업익 급감] 현대차까지 ‘우울한 성적표’

입력 2014-10-08 02:29
현대자동차는 지난 8월 미국 시장에서 점유율이 5개월 만에 8% 밑으로 떨어졌다. 반면 도요타는 판매량이 지난해 8월보다 6.3%, 닛산은 11.5% 늘어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엔저(엔화가치 하락)로 현대차의 가격경쟁력이 악화되고 있는 것이다.

해외시장에서 밀리면서 현대차의 3분기 실적 전망도 어두워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3분기 영업이익을 1조9130억원으로 추정한다. 지난해 동기 대비 4.8%, 전 분기 대비 8.4% 감소한 수치다. 삼성전자에 이어 현대차까지 ‘우울한 성적표’를 받아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다 철강, 정유, 중공업 등 주력 제조업종도 엔저 현상에 타격을 입으면서 ‘어닝 쇼크(실적 악화)’를 예고하고 있다. 제조업 전반으로 위기가 번지는 것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2분기에 연이어 영업손실을 기록했던 정유업계는 3분기에도 적자를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정제마진 약세, 낮은 국제유가에 따른 제품가격 하락 등이 원인이다. 국제유가가 계속 떨어지면서 비쌀 때 사들였던 재고 원유에서 대규모 평가손실을 입을 수밖에 없다. 이트레이드증권은 SK이노베이션이 318억원, 에쓰오일이 514억원의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추산했다. 2분기에 SK이노베이션은 502억원, 에쓰오일은 54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었다.

조선업계도 힘겨워하고 있다. 비상경영체제에 들어간 현대중공업은 3분기에 적자폭을 줄이기는 하겠지만 흑자로 반전하지는 못할 전망이다. 우리투자증권은 3분기 1150억원 영업적자를 볼 것으로 추정했다. 현대중공업은 2분기에 창립 이래 최대 규모 적자(1조1037억원)를 냈었다. 하반기에는 해양부문 수주 실적이 늘어나고, 액화천연가스(LNG) 수송선 등 고수익 선박 매출이 늘면서 실적이 차츰 나아질 전망이다.

철강업계는 중국의 저가공세, 엔저를 등에 업은 일본의 역공으로 고전하고 있다. 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철강재 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33.4%나 증가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11개월 연속 증가세다. 특히 중국산 철강 수입이 지난해 9월에 비해 56.6%나 급증했다. 일본산의 경우 지난 3월 이후 전년 대비 수입이 계속 줄었으나 6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그나마 국제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수익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대신증권은 포스코의 3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8% 늘어난 9100억원에 이를 것으로 관측했다. 철강업계에서는 국제 원자재 가격 하락세, 고부가가치 강재 판매 확대 등으로 실적이 개선되겠지만 세계적인 철강 공급과잉 문제가 단기간에 해소되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김찬희 기자 c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