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더미 지방공기업 ‘막가파식’ 성과급

입력 2014-10-08 02:18
전국의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지방공기업들이 73조원이 넘는 부채를 지고 있는데도 성과급을 무분별하게 지급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노웅래(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7일 공개한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전국 지방공기업 394곳의 지난해 말 현재 부채는 총 73조9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조4000억원 늘었다.

부채 규모는 SH공사가 18조400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경기도시공사(8조3000억원), 인천도시공사(7조8000억원), 서울메트로(3조3000억원)가 뒤를 이었다. 서울메트로, 서울도시철도공사, 인천도시공사, 강원도개발공사는 2011년부터 2013년까지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서울메트로는 자본잠식률이 60.56%였고 서울도시철도는 50.74%, 인천도시공사는 18.53%였다.

지방공기업들은 재정상태가 이런데도 ‘성과급 잔치’를 벌였다. 서울메트로는 2012년과 지난해 2년간 1364억원, 서울도시철도는 같은 기간 741억원, SH공사는 54억원, 경기도시공사는 38억원을 지급했다. 부산도시공사와 인천도시공사는 부채규모가 2012년 각각 7조9000억원과 2조5000억원, 2013년에도 각각 7조8000억원과 2조4000억원을 기록해 안전행정부로부터 두 해 연속 지방재정위기 지자체로 ‘주의’까지 받았지만 2년간 25억원과 17억원의 성과급을 지급했다.

노 의원은 안행부가 2017년까지 지방공기업의 부채비율을 200% 이하로 낮추는 내용을 담은 지침을 각 지자체에 전달했지만 성과급 지급 유예나 경영평가 등급 강화 등의 구체적인 방안은 제시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라동철 선임기자 rdch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