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美 공습 비웃듯 코바니 일부 장악

입력 2014-10-08 03:50
미국의 지속적인 공습에도 불구하고 이슬람 급진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6일(현지시간) 시리아의 터키 접경도시 코바니(아인알아랍)를 일부 장악했다.

AFP, 로이터 통신 등은 IS가 쿠르드족과 격렬한 시가전을 벌인 끝에 코바니의 동부 세 구역을 처음으로 점령하고 전투를 계속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쿠르드 민병대 수백명은 IS에 맞서 격렬히 저항했으나 결국 일부 방어선을 내줬다. 민병대장 에스마트 알셰이크는 로이터에 IS가 현재 코바니 동부 안으로 300m가량 들어온 뒤 다른 곳을 향해 포격을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IS는 지난달 16일부터 탱크, 박격포, 기관총 등 중화기를 동원해 터키로 진입하는 길목인 코바니를 공격해 왔다. 미국 주도의 국제연합전선이 공습을 계속하고 있지만 IS의 코바니 진격을 막지 못하면서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AFP는 5일까지 IS에 대해 1963회의 공습이 단행됐으며 이 중 미국이 1768회, 아랍과 유럽 동맹국이 195회를 차지했다고 전했다. 미국이 공습의 90%를 점했다. 7일이면 공습 기간만 두 달이 된다. 워싱턴포스트는 “IS가 코바니를 장악한다면 미국 주도의 공습이 IS 지상군을 저지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점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IS와 쿠르드족 간 공방이 격렬해지면서 서로를 겨냥한 자살폭탄 공격도 이어지고 있다. 5일 20대 여성 쿠르드 민병대원이 코바니 동부에서 전투 중 탄약이 떨어지자 폭탄을 안고 돌진해 IS 대원 수십명과 함께 폭사했다. IS 측도 이날 코바니 서부 검문소에서 트럭을 이용한 자살폭탄 공격을 두 차례 감행해 쿠르드 민병대 및 현지 경찰 30명이 희생됐다. 미군은 IS와 싸우는 이라크 지상군을 지원하기 위해 격추 위험을 감수하고 처음으로 아파치 공격 헬리콥터를 투입했다.

이런 가운데 IS에 가담하려는 미국과 일본인이 속속 적발되고 있다. 특히 일본인이 IS와 관련해 수사기관에 체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 언론은 7일 경시청이 형법상 ‘사전(私戰) 예비 및 음모’ 혐의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홋카이도 대학 휴학생(26) 등 복수의 일본인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경시청은 ‘IS에 가담해 전투원으로 참가하려고 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미 연방수사국(FBI)도 미국인 무함마드 함자 칸(19)을 지난 4일 오후 시카고 오헤어 국제공항에서 출국 직전 체포했다. FBI는 칸의 집에서 IS를 지지하는 글과 IS 깃발 그림이 그려진 공책을 찾아냈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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