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믿음의 야성을 회복하라

입력 2014-10-08 02:02

며칠 전 방송에서 참으로 가슴 아픈 이야기를 접했습니다. 아프리카의 푸른 초원에서 사자 같은 맹수들이 사람들의 손에 길러져서 사냥꾼들의 사냥용으로 쓰인다는 내용입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사람에게 길러졌기 때문에 사자의 본성과 야성이 사라져 버렸다는 것입니다. 그곳에서 도망쳐 나온다고 해도 숲이나 밀림 등 자연 상태에서 살아갈 힘을 잃어 버렸다는 진행자의 설명을 들었습니다. 동물의 제왕인 사자가 안타깝게도 애완동물로 전락해 버린 것입니다. 방송 내용을 접하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 믿는 사람들의 신앙 역시 이러할 수 있겠구나’. 기독교인은 훌륭하지만 세상문화에 길들여지면 믿음을 잃어버리고 혼자서 믿음을 유지할 힘을 잃어버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오늘 본문 성경 중 에스더 이야기는 널리 알려진 말씀입니다. 극적인 전환을 이루는 놀라운 구원의 사건입니다. 하지만 이 이야기 속에도 방송에서처럼 야성을 잃어버린 사자와 같은 대목이 잠시 나옵니다.

유다인 모두의 죽음이 놓여진 소식 앞에서 에스더가 머뭇거리는 장면입니다. 이것은 어쩌면 너무도 당연한 것처럼 보입니다. 대제국의 법과 왕의 권위에 도전할 자가 아무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비록 황후임에도 넘을 수 없는, 넘어서는 안 되는 법이 있었던 것입니다. 그 법과 권위 앞에 움츠러들 수밖에 없는 것이 나약한 인간인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백성은 또 다른 법과 섬기는 왕이 있습니다. 바로 하나님입니다. 우리의 왕이요 전능하신 하나님의 말씀이 우리의 법이 됩니다. 세상에 속해 살고 있지만 하나님 나라의 시민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이러한 것이 오늘 이 시간에 우리 기독교인들이 깊이 생각해봐야 할 문제입니다.

에스더는 잠시 자신의 정체성이 희미해져감을 알게 됩니다. 그러나 모르드개의 일깨움을 통해 정체성을 회복하게 됩니다. 그래서 ‘죽으면 죽으리라’는 결심을 하고 왕 앞에 나아갑니다.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두려움을 극복하고 믿음의 야성을 회복한 것입니다.

얼마 전 한 선교 세미나에 참석했습니다. 여러 나라에서 오신 현지인 사역자들로부터 말씀을 들었습니다. 죽음의 상황에서도 믿음을 지켜가고 복음을 확장하고 있다는 간증을 들었습니다. 선교사 한 분 한 분의 사역과 믿음의 삶이 제게 많은 도전과 반성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편하게 목회하는 제가 부끄럽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오늘 에스더의 이야기를 접하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내가 하나님 백성으로서의 정체성을 지켜가고 있는 것일까. 믿음의 야성을 잃지 않고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 세상문화나 환경에 굴복하고 익숙해져 버린 것은 아닌가. 잘못된 세상문화에 빠지지 않길 기도합니다. 늘 경건하게 하나님의 품 안에서 살아가는 것이 기도 제목이기도 합니다.

성도 여러분은 어떠하신지요. 하나님의 백성으로 당당히 살고 계십니까. 믿음의 야성이 살아있어서 생동하고 있습니까. 고난이 와도 하나님을 붙잡을 수 있는 믿음의 그릇이 준비돼 있는지요.

혹시 그러하지 못하다면 속히 회복하실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믿음의 야성을 회복하시길 기원합니다. 그리하여 전능하신 하나님의 역사를 경험하고 하나님의 나라 백성이 되는 저와 여러분이 모두 되시길 기도드립니다. 아멘. 할렐루야.

노대식 광양함께하는교회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