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볼라 공포 확산… 사망자 3400명 돌파 “WHO는 뭐하나” 비판론 대두

입력 2014-10-07 04:57
미국에서까지 에볼라 공포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세계보건기구(WHO)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전했다.

6일 현재 에볼라 사망자는 3400명을 넘어섰으며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감염자가 140만명에 이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과거 40년간 에볼라는 아프리카에서 간헐적으로 발생했으나 사망자는 모두 1500여명에 그쳤다.

이에 따라 이번 에볼라 창궐에도 WHO가 안이하게 접근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구호단체와 유엔 관계자들 사이에서 나온다. ‘국경없는 의사회(MSF)’의 조앤 리우 국제회장은 WHO가 회원국의 보건 비상사태 지원임무를 수행하지 못했다고 했다. 지난 3월 에볼라 발병 초기 기니에서 활동한 이탈리아 간호사 마리아노 루글리는 “도대체 WHO는 어디에 있느냐”고 반문했다. 이에 마거릿 챈 사무총장을 비롯한 WHO 간부들은 서아프리카에서 에볼라가 확산된 것은 1990년대 내전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한 이 지역 국가들의 보건시스템이 낙후됐기 때문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미 조지타운대 로렌스 고스틴 국제공중보건법 교수는 “보건시스템이 취약하고 국민의 불신이 심한 경우에는 WHO가 앞장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예산이 삭감된 것도 적시 대응을 못한 원인으로 꼽힌다. WHO의 연간 지출예산은 20억 달러로 CDC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고 미국 대형병원 예산보다도 적은 수준이다.

한편 WHO는 에볼라 바이러스가 모유와 소변, 정액에서도 검출됐으며 회복기 환자의 정액에서도 최소 70일간 생존한다고 이날 발표했다. 침 같은 타액, 눈물도 위험하다고 했다. 기침이나 재채기는 다른 사람의 피부 점액이나 자상을 입은 피부에 에볼라 감염자의 분무 입자가 닿았을 때 감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