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 공습에도… IS, 코바니 턱밑까지 진격

입력 2014-10-07 03:13
이슬람 급진 수니파 무장세력인 ‘이슬람국가(IS)’가 시리아의 터키 접경지역 도시 코바니(아랍어로는 아인알아랍) 1㎞ 앞까지 진격했다고 현지 정부 관계자가 6일(현지시간) 밝혔다. 코바니는 시리아에서 터키로 진입하는 길목에 있는 핵심 국경도시이며 쿠르드족이 거주하고 있다. 이러한 IS의 파상공세에 ‘공습 무용론’이 거세게 제기되고 있다고 영국 언론 가디언 등이 전했다.

이드리스 나흐센 시리아 지방정부 외무차관은 AFP, 로이터 통신 등에 “IS가 코바니 남동쪽 1㎞ 밖까지 도달했으며 다른 지역에도 2∼3㎞ 거리까지 와 있다”고 말했다. 또 “IS가 코바니 진입을 시도하면서 포격과 함께 큰 충돌이 이어지고 있으며 일단 IS가 마을로 진입하는 것은 막아냈다”고 덧붙였다. 전날 쿠르드족 여성이 IS 주둔 지역에서 자살폭탄 테러를 가해 IS 대원 10명이 사망한 뒤부터 IS의 공격도 거세지고 있다. 주말 사이 쿠르드족과 IS 양측 모두 수십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시리아인권관측소(SOHR)가 밝혔다.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연합전선이 IS에 대한 공습을 2주째 벌이고 있으나 IS에는 그리 위협이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쿠르드족 군 관계자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공습으로 제거하기에는 IS 대원 숫자가 너무 많다”며 “지상군 없는 공습은 아무런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또 “비행기가 근접해오기 전에 IS가 흩어져 숨어버린다”며 “그들은 이미 공습 대응요령을 터득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과거 미국과 중국 등이 시리아와 이라크 정부군에 공급한 탄약 등을 IS가 다량 획득해 전력이 여전히 강하다고 분석했다.

린지 그레이엄 미국 공화당 의원은 CNN 방송에 출연해 “(미국의) 지상군 없이 공습만으로는 IS를 꺾기 어렵다”며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시리아 반군을 훈련시켜서 투입하겠다지만 오히려 (전투능력이 떨어지는) 그들을 대량학살로 내몰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런 가운데 IS를 격퇴하기 위한 미국의 군사작전 과정에서 첫 미군 사망자가 나왔다. CNN에 따르면 해군 중부사령부는 걸프만에서 실종된 조던 L 스피어스(21) 해군 상병에 대한 구조작업이 실패했다면서 그가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스피어스 상병은 지난 1일 걸프만의 한 상륙함에서 이륙한 수직이착륙 수송기 MV-22 오스프리에 승무원으로 탑승했다가 전력공급 이상으로 추락 위기에 처하자 바다로 탈출했다.

한편 지난달 23일 이뤄진 IS에 대한 공습 목표물 가운데에 테러조직 알카에다로 전향한 프랑스 정보기관의 고위급 공작요원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매클라치DC 신문은 유럽 정보기관 소식통 등의 말을 빌려 이 전향자는 테러조직으로 전향한 프랑스 정보기관의 최고위급 요원이라고 보도했다. 그의 전향으로 알카에다와 오랫동안 대치해온 서방 진영으로서는 가장 위험한 상황 중 하나에 직면했다고 덧붙였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