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정의화 국회의장, 기내서 응급환자 처치

입력 2014-10-07 03:37

뇌신경외과 전문의 출신인 정의화 국회의장이 중남미 순방을 위해 탑승했던 국제선 비행기 내에서 응급환자가 발생하자 직접 치료했다.

정 의장은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브라질 상파울루를 향하던 대한항공 기내에서 “응급환자가 발생했는데 진료해줄 의사가 있느냐”는 방송을 듣고 직접 나섰다.

두 살배기 유아가 비행기 좌석 손잡이에 눈을 부딪혀 심하게 우는 상황에서 응급처치했다는 것이다. 또 자신이 갖고 있던 안약을 부모에게 주면서 “계속 칭얼거리면 이걸 눈에 넣어주라”고 당부했다. 아이는 눈물을 그친 뒤 잠이 들면서 상황은 정리됐다. 정 의장은 상파울루를 경유해 우루과이로 가는 도중이었다.

국회의장실 관계자는 6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상황 자체는 경미해 보일 수 있으나 당시 유아의 시신경이 손상되지 않았을까 걱정이 매우 컸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 의장은 2000년에도 의원 외교를 위해 탑승한 국제선 비행기 안에서 영국인 환자를 구해 항공사로부터 감사편지를 받은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정 의장은 2000년과 2004년 국회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진 한나라당 권익현 김용갑 당시 의원을 응급처치한 적이 있어 ‘의원 119’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중남미 2개국 순방을 위해 지난 3일 출국한 정 의장은 우루과이를 방문 중이며 멕시코로 8일 이동할 계획이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