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낮으로 일교차가 커지면서 환절기 인플루엔자 유행 시기가 다가옴에 따라 독감(인플루엔자) 예방접종과 함께 폐렴구균 예방접종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병원에 가보면 독감 예방접종과 함께 폐렴구균 예방접종에 대한 정보들을 쉽게 찾을 수 있는데 이는 폐렴이 독감의 가장 흔한 합병증이기 때문이다.
건강한 20대와 30대에는 폐렴에 대한 경각심이 낮지만 면역력이 떨어지기 시작하는 50대와 만성질환자들은 독감과 더불어 폐렴에 대해 미리 챙길 필요가 있다. 인플루엔자에 감염될 경우 세균성 폐렴과 같은 합병증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또한 기존의 만성질환이 악화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입원하거나 사망에 이르는 경우도 다반사다.
전문가들은 독감 유행 전 독감백신과 폐렴구균백신을 함께 접종할 것을 권장하며, 접종할 백신의 종류에 대해서도 주치의와 상담이 필요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유광하 건국대학교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독감에 걸린 환자에게서 폐렴균이 증식돼 2차 감염으로 인한 합병증의 위험이 커지게 된다”고 밝히며 “독감 예방접종 시 다른 부위에 폐렴구균백신을 함께 접종하는 것이 좋다. 연구 결과 두 백신을 동시에 접종할 경우 독감 합병증 폐렴으로 인한 사망률이 50% 감소했다”고 덧붙였다.
◇성인에게도 우수한 면역원성의 폐렴구균백신 접종 필요=현재 국내에 도입된 성인 폐렴구균백신은 다당질백신(PPV23)과 단백접합백신(PCV13) 두 가지가 있다. 지난해부터 65세 이상 고령자에게 보건소에서 무료로 접종해 주는 폐렴구균백신인 다당질백신은 지난 20여 년간 접종되면서 23가의 다소 넓은 예방범위와 안전성에 대해 입증을 받았다. 그러나 면역원성이 일정치 않아 고령자와 만성질환자, 면역저하자에게는 예방효과가 일정치 않으며, 가장 중요한 폐렴의 예방효과에 대해서는 증명된 바가 없다. 다당질백신은 폐렴의 위험이 큰 초고령자나 당뇨병, 천식,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등 기저질환을 동반한 성인에서 폐렴 예방효과가 일정치 않고, 접종 후 1년이 지나면 면역유지 효과가 떨어져 5년 후에는 최대 75%까지 감소한다는 보고가 있다. 효과 지속시간이 짧으니 재접종하면 될 것으로 생각하지만 다당질백신은 재접종해도 항체가가 상승하지 않기 때문에 통상적으로 재접종이 추천되지 않는다.
반면 다당질백신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개발된 단백접합백신은 질환을 일으키는 폐렴구균과 단백질 운반체를 결합해 면역반응과 면역기억력을 높인 차세대 백신이다. 성인이라면 누구나 1회 접종으로 폐렴구균으로 인한 폐렴 및 침습성 질환을 예방할 수 있으며, 고령자와 만성질환자, 면역저하자에게도 효과적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폐렴구균 다당질백신의 한계를 지적하고 성인에게 더 진보된 단백접합백신을 접종하도록 권고한 바 있다.
유광하 교수는 “영유아 뿐만 아니라 성인에게도 우수한 면역원성을 가진 폐렴구균 단백접합백신 접종을 고려해야 한다. 2013년부터 65세 이상을 대상으로 무료 접종을 시행하고 있지만 폐렴으로 인한 사망률과 입원율은 아직도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예방접종자문위원회와 유럽의약청의 프리베나13 권고 사항=최근에는 미국과 유럽 등에서도 단백접합백신 접종을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있는 추세다. 얼마 전 발표한 미국 예방접종자문위원회(ACIP)의 권고 가이드라인 접종 권고안에 따르면, 성인 중 질환의 위험이 높은 만성질환자와 고위험군, 만 65세 이상의 고령자에게 23가 폐렴구균 다당질백신에 우선해 13가 폐렴구균 단백접합백신을 접종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한번도 폐렴구균백신을 맞은 적이 없다면 단백접합백신으로 접종하고, 이미 다당질백신을 맞았다 하더라도 고령자나 만성질환자라면 단백접합백신을 1회 추가 접종하라는 것이 이번 권고안의 핵심이다.
또한 유럽연합은 13가 폐렴구균 단백접합백신과 23가 폐렴구균 다당질백신 접종이 모두 고려되는 경우, 과거의 폐렴구균백신 접종 여부와는 상관없이 13가 폐렴구균 단백접합백신을 우선적으로 접종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해당 권고안에 따르면, 이미 보건소에서 무료로 다당질백신을 접종한 65세 이상 성인이라도 단백접합백신을 한 번 더 맞아야 한다.
국내에도 면역반응과 면역기억력을 높인 폐렴구균 단백접합백신이 도입돼 성인은 1회 접종으로 폐렴구균 폐렴 및 침습성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한국화이자제약의 폐렴구균 단백접합백신 프리베나13은 전 연령에 접종 가능한 국내 최초의 폐렴구균 단백접합백신으로 높은 면역 반응과 면역 기억을 유도해 18세 이상 성인이라면 접종 이력에 관계없이 1회 접종으로 폐렴구균 폐렴 및 침습성 질환을 예방한다. 특히 기존 백신으로 면역 반응을 잘 보이지 않는 면역저하자, 만성질환자, 75세 이상 초고령자에서도 우수한 면역원성을 보인다.
이영수 쿠키뉴스 기자 juny@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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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10-07 0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