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감기야∼” 허약체질 어린이 강하게 키우려면

입력 2014-10-07 02:11
장규태 교수는 “감기하면 호흡기에만 관련된 문제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소화기와도 관계가 깊다. 호흡기는 물론 소화기 건강을 강화해 감기를 예방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자녀를 키우는 부모들은 아이가 감기에 걸리면 초기에는 민감하게 대처하다가도 증상이 호전되면 자의적 판단으로 치료를 멈추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잦은 감기와 비염, 축농증, 편도염, 중이염 등 합병증이 반복되기 쉽다. 경우에 따라서는 병원을 자주 찾기도 한다. 부모들은 아이가 감기에 걸리는 근본적인 이유를 알고 싶어 하지만, 구체적인 해결책을 찾기는 쉽지 않다. 강동경희대학교 한방병원 장규태 교수(한방소아과)의 도움말을 통해 ‘아이들의 잦은 감기’ 대처법에 대해 알아본다.

◇‘허약아’와 감기=한의학에는 ‘허약아’라는 개념이 있다. ‘자주 어지럽다, 기운이 없어 보이며 비활동적이다, 나이에 비해 신체적 발육이 늦다, 활동 시 땀을 많이 흘린다, 잔병치레가 많다’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일단 ‘허약아’가 아닌지 의심해야 한다.

세분하면 오장의 허약에 따라 허약아를 다섯 가지로 분류한다. 감기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경우는 폐계(호흡기), 비계(소화기) 허약아이다. 장 교수는 “감기 예방에서 소화기의 중요성은 한의학의 기본 개념인 오행(목·화·토·금·수)에서 출발한다. 오행으로 구분하면 호흡기는 금에 속하고 소화기는 토에 속하는데, 토는 금의 부모가 된다. 즉 부모인 소화기가 자식인 호흡기를 잘 돌봐야만 그 기능이 정상적으로 잘 유지된다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비계 허약아는 ‘식욕이 떨어지고 편식을 한다, 소화가 안 되고 자주 체한다, 배가 자주 아프거나 더부룩하다, 구토·구역질·설사가 잦다’ 등의 증상을 보인다. 비계가 허약한 경우 예방법으로 일정한 식사시간에 적당량의 식사를 하고, 소화에 지장을 주는 찬 성질의 음식을 피한다. 또 따뜻한 성질의 소화가 잘되는 음식을 위주로 먹는 것이 좋다. 반면, 폐계 허약아는 ‘코가 잘 막히고 재채기를 한다, 편도염·비염·중이염에 잘 걸린다, 식은땀을 흘린다, 코피가 자주 난다’ 등의 증상을 보인다. 이 경우 아이를 너무 덥게 키우지 말고, 적절한 운동으로 몸을 단련시키며 공기가 나쁜 곳은 피해야 한다.

◇소화기 강화와 음식 섭취 주의=호흡기 질환을 앓는 아이들 중에는 소화기가 약한 경우가 많으며, 회복기간이 상대적으로 길다. 이런 경우 호흡기 증상을 호전시키는 약물만을 사용하게 되면 약한 소화기 때문에 약물이 제대로 흡수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일상생활에서도 음식에 대한 주의가 꼭 필요하다. 장 교수는 찬 성질의 음식(돼지고기, 새우, 오징어, 낙지, 밀가루, 보리, 팥, 녹두, 오이, 탄산음료, 아이스크림 등)은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음식은 소화기의 원활한 작용을 억제하는 성질이 있어, 소화기능에 장애를 일으켜 다른 음식이나 약물을 흡수하지 못하게 하기 때문이다.

반면 찹쌀, 좁쌀, 닭고기, 감자, 명태, 고등어 등 따뜻한 성질의 음식이 권장된다. 장 교수는 “일반적으로 감기 하면 호흡기에만 관련된 문제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소화기와도 관계가 깊다. 따라서 호흡기는 물론 소화기 건강을 강화해 감기를 예방하는 것이 좋다”며 “면역력을 떨어뜨리는 찬 성질의 음식 섭취를 줄이는 등 음식에 대한 주의도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송병기 쿠키뉴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