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불 안가리는 물싸움… “제주 삼다수 잡아라” 펄펄 끓는 6000억 생수시장

입력 2014-10-07 03:19

올해 60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는 생수 시장을 놓고 업체 간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부동의 1위 ‘제주 삼다수’가 독주를 계속하는 가운데 나머지 업체들이 점유율 확보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농심은 지난 8월 ‘백두산 백산수’의 점유율이 5.1%를 기록했다고 6일 밝혔다. 백산수 점유율이 5%를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백산수는 유통업체 자체상표(PB) 상품을 제외한 생수 브랜드 중 3위를 기록했다. 지난 1월 3.2%의 점유율을 기록한 백산수는 4월 4%를 넘어선 후 4개월 만에 5%대 고지에 올랐다. 판매량(500㎖와 2ℓ) 역시 370만 박스로 전년 대비 62.2% 급증했다.

1998년부터 2012년까지 제주 삼다수를 유통했던 농심은 재계약에 실패하면서 유통권을 광동제약에 넘겨줬다. 소송까지 했지만 유통권을 되찾지 못했다. 이 영향으로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이 4.1% 줄어들기도 했다. 절치부심한 농심은 2012년 12월 백산수를 출시한 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키우고 있다. 지난 6월 회사 창립 이후 최대 규모인 2000억원을 들여 신공장 기공식을 가졌다. 내년 9월 이후 기존 공장과 합쳐 연간 125만t의 백산수를 생산·판매하기로 했다. 내년에는 시장 점유율도 10%대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나머지 업체들의 추격도 본격화되고 있다. 남양유업은 올해 100억원 정도 될 것으로 예상되는 생수 매출을 2년 안에 500억원으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원구 대표가 직접 생수 사업 확대를 지시해 담당 인원도 늘리고 생산 물량도 늘리기로 했다. 남양유업은 생수 브랜드 ‘천연수’를 상반기 리뉴얼한 후 판매량이 전년 대비 30% 늘어나자 생수 사업에 의욕을 보이고 있다. 현재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에서 자체 생산도 검토하고 있다.

한국야쿠르트 계열의 라면 업체 팔도는 지난 8월 ‘지리산 맑은샘’을 6년 만에 리뉴얼했다. 리뉴얼 용기를 위해 독일 크로네스에 금형제작을 맡기고 용기 디자인에 대한 의장출원도 마쳤다. 삼다수 역시 첫 출시 이후 처음으로 디자인 리뉴얼을 추진하는 등 수성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수입 생수 시장 및 탄산수 등 연관 시장 역시 커지고 있다. 수입 생수인 에비앙과 볼빅의 경우 8월까지 전년 대비 6% 매출이 신장했고, 탄산수 매출 규모는 전년 대비 50% 정도 늘 것으로 예상된다. 생수 업계 관계자는 “식음료 업계 입장에선 매년 10% 안팎씩 성장하는 생수 시장을 놓칠 수 없다”며 “기존 업체뿐 아니라 유통 업체들도 PB 상품을 내면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