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자리를 자주 가지는 젊은 여성이나 오랫동안 담배를 피우다 끊은 남성들은 간접흡연 노출을 인식하기 힘든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청소년의 금연 성공에는 또래 친구들의 역할이 결정적이라는 분석 결과도 제시됐다.
국립암센터 암예방사업부 임민경(사진) 부장은 2008년부터 2009년까지의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이용해 19세 이상 성인 중 비흡연자라고 응답한 7948명의 소변 내 코티닌(니코틴의 대사산물) 농도와 본인이 간접흡연에 노출됐다고 응답한 결과를 비교한 결과 이같이 확인됐다고 최근 밝혔다. 평가에는 일치도 계산에 쓰이는 카파계수가 이용됐으며, 카파계수는 1에 가까울수록 일치도가 높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예방의학(Preventive Medcine)’ 10월호에 게재됐다.
분석 결과 비흡연자 중 간접흡연 노출 여부에 대한 설문 결과와 소변 내 코티닌 농도를 통해 확인된 간접흡연 노출 여부의 일치율은 카파계수 0.1066(매우 낮은 수준 일치도)으로 낮았다. 이는 전체 대상자 중 소변 내 코티닌 농도로 간접흡연이 확인된 경우는 4092명인데 반해, 설문조사 결과 간접흡연에 노출됐다고 응답한 경우는 2609명으로 대상자에게 인지된 간접흡연 노출이 생체지표로 확인된 경우보다 훨씬 낮았다. 실제 소변 내 코티닌 농도로 확인된 간접흡연자 중 본인이 간접흡연에 노출되고 있지 않다고 응답한 비율은 38.1%(1558명/4092명)로, 오랜 기간 높은 흡연율을 유지해 온 사회 환경이 흡연과 간접흡연 노출에 대한 인지를 둔화시킨다는 예측을 가능하게 한다는 것이다.
또한 응답자 중 젊은 연령(60세 이상 대비 19∼29세: 1.99배)과 술자리를 자주 가지는 젊은 여성(비음주자 대비 1주일 2회 이상 술자리 가지는 경우: 1.64배), 오랫동안 담배를 피우다가 끊은 남성(평생 비흡연자 대비 30년 이상 피우다 금연해 현재 비흡연자인 경우: 2.02배)에게서 소변 내 코티닌 농도로 확인된 간접흡연 노출 위험이 뚜렷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임민경 부장은 “흡연율이 낮아지고 금연 문화가 확산되면 간접흡연의 노출뿐 아니라 노출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줄어들 것”이라며 “담뱃값 인상을 통한 금연 정책은 흡연율 감소는 물론이고 흡연자에 의한 간접흡연 노출 감소에도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청소년 금연 성공 친구 역할 중요=이와 함께 임 부장은 중독 관련 국제학술지(Addictive Behaviors)에 발표한 연구를 통해 청소년의 금연 성공에는 또래 친구들의 역할이 결정적이라는 사실을 밝히기도 했다. 임 부장은 국립암센터 금연상담전화 이용자 중 1년 금연에 성공한 13∼19세 사이의 청소년 642명을 대상으로 청소년 금연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조사했다.
조사에 의하면 남녀 학생 모두 금연을 돕는 사람이 친구가 아닌 부모나 다른 가족 구성원이거나 과거에 금연을 시도한 횟수가 많은 사람일 경우 금연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 국립암센터가 운영하는 금연상담전화를 이용한 청소년의 금연 성공률은 남학생의 경우 13.2%, 여학생은 6.6%였다. 이는 금연상담전화를 이용한 성인 흡연자의 금연 성공률(25%)에 비해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임 부장은 “성인들에 비해 금연이 어려운 청소년들은 처음부터 흡연을 시작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기본적으로 담뱃값 인상을 통해 청소년의 담배 접근성을 제한해야 한다”며 “청소년 금연 환경 조성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수행하는 데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송병기 쿠키뉴스 기자 songbk@kukimedia.co.kr
잦은 술자리 젊은 여성, 간접흡연 노출 인식 못해
입력 2014-10-07 0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