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만화, 힘이자 부담… 성패는 싱크로율

입력 2014-10-07 02:48
17일 밤 8시40분 첫 방송 예정인 tvN 금토드라마 ‘미생’의 주인공들. 얼굴 사진을 만화 캐릭터와 합성했다. 왼쪽부터 장그래 역을 맡은 임시완, 오상식 역을 맡은 이성민, 안영이 역을 맡은 강소라, 장백기 역을 맡은 강하늘. 작은 사진은 원작만화 ‘미생’ 캐릭터들. CJ E&M 제공
만화가 새 옷을 입고 TV 속으로 들어왔다. 웹툰의 아이콘이 된 윤태호 작가의 ‘미생’부터 아시아권을 들썩였던 일본 만화 ‘노다메 칸타빌레’와 ‘라이어게임’ 등이 드라마로 만들어져 하반기 브라운관을 점령할 태세다.

17일 첫 방송을 앞둔 케이블채널 tvN의 금토드라마 ‘미생’은 동명 웹툰의 폭발적인 인기에 힘입어 방영 전부터 관심을 모으고 있다. 프로입단에 실패한 뒤 대기업 ‘원 인터내셔널’의 인턴사원으로 변신한 ‘낙하산 사원’ 장그래, 강력한 스펙을 자랑하는 신입사원 안영이, 워커홀릭이지만 회사에선 좌천당하기 일쑤인 영업3팀 오상식 과장 등이 극을 이끄는 주요 축이다.

장그래 역에는 영화 ‘변호인’에 출연해 연기력을 인정받은 ‘제국의 아이들’의 멤버 임시완(25)이, 안영이 역에는 강소라(24), 오상식 역에는 연기파 배우 이성민(46)이 출연한다.

13일 KBS 2TV에서 첫 방송을 앞둔 월화극 ‘내일도 칸타빌레’ 역시 클래식 음악을 주제로 한 일본 만화 ‘노다메 칸타빌레’가 원작이다. 일본에서 2006년 후지TV를 통해 드라마로 제작됐고 2009년 동명의 영화로도 제작돼 아시아권에서 큰 사랑을 받았다. 국내에도 두터운 팬층을 확보한 작품이다보니 캐스팅 단계부터 화제였다.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주름잡는 배우 주원(27)과 심은경(20)이 주인공 차유진과 오소리 역으로 나와 기대감을 더한다.

20일부터 tvN을 통해 방송되는 드라마 ‘라이어게임’도 일본 만화가 카이타니 시노부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돈 앞에서 인정사정 없는 인간 군상을 담은 심리 추적극으로 장르드라마의 새 장을 열겠다는 게 제작진의 포부다. 11월 방영 예정인 케이블채널 OCN의 드라마 ‘닥터 프로스트’ 또한 천재 심리학자인 닥터 프로스트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2011년 인기리에 연재됐던 이종범 작가의 웹툰 ‘닥터 프로스트’가 원작이다.

만화 콘텐츠가 잇따라 브라운관으로 옮겨오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만화적 상상력에 바탕을 둔 기발한 소재와 촘촘한 구성은 제작자에게 무엇보다 매력적인 요소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원작 덕분에 이야기로 풀어내기가 쉽고 대중에게 익숙하게 다가갈 수 있다는 것도 이점”이라면서 “과거 소설이 해 왔던 역할을 최근엔 웹툰이 대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원작과 비교가 가능하다는 부담감은 장애물로 작용할 수 있다. 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드라마 ‘미생’ 제작발표회에서 김원석 감독은 “원작자의 의도를 벗어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연출하고 있다”며 “작고 소소한 이야기를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는 것처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