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진실이 있다’며 포문을 연 신근만(사진)대한통증학회 회장(한림대학교 강동성심병원 마취통증의학과)은 디스크에 대해 ‘아주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 저절로 좋아지는 병’이라고 정의했다.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를 묻자 신 교수는 디스크 수술법부터 설명했다. 신 교수는 “흔히 시행하는 디스크 수술은 밀려 나온 디스크를 잘라냄으로써 신경을 누르는 통증을 없애는 방법이다. 또는 불안정한 척추를 인공적으로 고정해주는 방법이 사용되는데, 이 두 경우 모두 디스크의 근본적인 치료법이 아니다. 디스크 수술을 받은 후에 증상이 호전되지 않거나 수술 전에는 없었던 새로운 증상들이 나타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신 회장은 “사람의 몸은 스스로 치유할 있는 자생력이 있다. 디스크도 마찬가지”라며 “삐져나온 디스크가 저절로 사라지는 것을 확인한 연구는 많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기전으로 디스크가 없어지는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는 않았다. 다만 환자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디스크의 절반이 면역세포(대식세포)를 통해 제거되는 것으로 추론하고 있다. 이는 통증이 있다고 수술을 서둘러서는 안 되는 이유가 된다”고 말했다.
한편 신 회장은 디스크 수술을 무조건 과잉진료로 해석하는 것은 무리라고 답했다. 신 회장은 “현재 디스크 수술의 치료가이드라인 자체가 포괄적이고 모호하다. 일단 마비 증세 등 신경 손상이 심각한 환자들은 디스크 수술을 받는 것이 좋다. 이 경우 대개 불의의 사고로 갑자기 디스크 질환이 생긴 것이다. 다리를 움직일 수 없고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는 등 중증환자들이다. 그 다음이 한 달 이상 보존적 치료를 받았음에도 통증의 정도가 전혀 나아지지 않는 경우다. 이 두 번째 경우가 애매하다. 물리치료나 약물치료를 통해 즉각적으로 통증이 제거되지 않는 환자들이 수술을 요구하거나 의료진의 수술권유에 흔들리기 쉽다”고 설명했다.
치료 가이드라인에 따라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에게 수술을 권유했다고 이를 과잉진료로 보긴 어렵다는 것이 신 회장의 설명이다. 다만 신 회장은 의료진이 수술의 후유증이나 합병증 등을 설명하는 등 이득과 위해를 정확히 전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스웨덴의 웨버 박사가 디스크 환자를 10년 동안 관찰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는데, 이를 보면 수술하지 않고 보존적 요법으로 치료한 환자와 수술환자를 비교했을 때 그 예후와 삶의 질이 어느 쪽이 우월하다고 말할 수 없었다. 특히 수술 후 증상이 재발했을 때는 재수술이 어렵고 더 큰 고통을 겪는 경우였다”고 말했다. 이어 신 교수는 “환자 스스로 수술이 꼭 필요한 5∼10% 경우에 속하는지 다양한 진료과의 선생님들을 만나 자문을 구해야 한다. 질환의 특성상 치료 가이드라인이 포괄적이기 때문에 수술을 권하는 의료진 탓만 할 수도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대한통증학회를 이끄는 신근만 회장은 디스크 질환을 진료하는 여러 학회 간에 견해 차이가 있음을 인정했다. 신 회장은 “디스크 치료방법을 두고 견해 차이는 있지만 디스크가 자연적으로 제거될 수 있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이 때문에 교과서에서도 수술이 꼭 필요한 경우도 디스크 환자의 5% 정도로 추론한 것”이라고 단언했다.
김단비 쿠키뉴스 기자
[인터뷰] 대한통증학회 신근만 회장 “디스크는 저절로 낫는 병”
입력 2014-10-07 02: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