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2기 신도시 동탄의 아파트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이 전국 시·군·구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가격이 매매가격의 평균 80%대로 인근 신도시인 판교나 광교보다 10% 포인트 이상 높았다. 동탄의 전세가율이 천정부지로 치솟은 이유는 뭘까.
부동산114는 지난달 말 기준 시·군·구 아파트의 평균 전세가율을 조사한 결과 동탄신도시가 81.64%로 전국 223곳 중 가장 높았다고 6일 밝혔다. 판교와 광교는 68.01%, 59.62%였다. 동탄 다음으로 전세가율이 높은 광주 북구(80.37%)와 경북 구미시(80.03%)도 80%대를 기록했다.
동탄 내 개별 단지에선 전세가율 90%를 넘긴 아파트가 속속 나오고 있다. 능동 ‘푸른마을 모아미래도’가 93.21%로 최고였다. 평균 2억5785만원에 팔리는 집의 전세보증금이 2억4085만원이었다. 평균 매매가격이 2억5961만원인 같은 동 ‘푸른마을 신일 해피트리’의 전세가율은 91.71%였다. 반송동 ‘시범 한빛 한화 꿈에그린’(88.57%), 능동 ‘숲속마을 모아미래도1단지’(88.04%), ‘숲속마을 자연 앤 데시앙’(87.64%), 반송동 ‘시범 한빛 금호 어울림’(87.47%) 등은 전세가율 90%대에 근접했다.
동탄의 전세가율은 입주 초기인 2007년 24.05%에 불과했다. 7년 만에 80%대로 올라선 것이다. 동탄을 포함한 2기 신도시 전체의 전세가율은 같은 기간 23.96%에서 66.59%로 상승했다. 동탄을 제외한 2기 신도시는 입주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전세가율이 안정세를 찾아가는 분위기다.
동탄의 전세가율이 높은 건 주택 수요가 풍부한데 비해 대체 주거지는 거의 없는 탓이다. 동탄의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에 근무하는 사람만 3만명 정도다. 또 인근 지역에 비해 아파트 가격이 싼 것도 이유다. 동탄의 평균 아파트 가격은 3.3㎡당 1019만원으로 판교(2181만원) 광교(1519만원)보다 최대 1000만원 이상 싸다. 수원 영통(1074만원) 팔달(867만원)과는 가격차가 크지 않아 이들 지역 거주자까지 동탄으로 넘어오고 있다.
동탄의 아파트 매매가는 2012년 이후 지난 6월까지 30개월 연속 하락한 반면 전세가는 2009년 이후 꾸준히 올랐다. 동탄2신도시 신규 공급으로 기존 아파트의 가치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동탄은 2010년 입주가 마무리된 신도시여서 전세가격 조정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 지역 미분양은 8월 기준 38가구에 불과하고 이마저 시장 영향력이 적은 대형 주상복합 물량이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동탄은 서울로 출퇴근하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대체 주거지로서 심리적 마지노선”이라며 “다만 내년 이후 동탄2신도시가 입주를 시작해 대체 주거지가 생기면 분위기는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동탄신도시 전세가율 ‘전국 최고’… 대체 무슨 일이
입력 2014-10-07 0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