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후조리원 83% 화재에 취약

입력 2014-10-07 02:59
산후조리원 10곳 중 8곳이 화재에 취약한 3층 이상 고층에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갓 출산해 거동이 불편한 산모와 신생아가 머무는 곳인데도 독서실이나 고시원처럼 관리되고 있는 것이다.

새정치민주연합 최동익 의원은 6일 “보건복지부 자료를 보면 4월 말 현재 전국 552개 산후조리원 중 460곳(83.3%)이 3층 이상, 192곳(34.8%)이 6층 이상에 위치해 있다”고 밝혔다. 산후조리원은 독서실 고시원처럼 다중이용업소로 분류돼 화재 등과 관련해 엄격한 안전 기준을 적용받지 않는다. 하지만 소방방재청은 지난 4월 복지부와 산후조리원 합동점검을 한 이후 안전관리 규정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소방방재청은 “고층에 있는 산후조리원은 화재 등 비상시에 산모와 신생아가 비상구를 이용해 대피하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소방방재청은 비상계단 수를 늘리고, 매년 정기적으로 소방안전 교육을 실시하고, 소방서나 전문기관에 정기점검을 받도록 하고, 신생아 대피용 조끼를 구비할 것 등을 개선 사항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개선 사항을 반영하지 않더라도 제재할 방법이 없다는 게 문제다. 최 의원은 “산후조리원의 감염, 인력 관리뿐 아니라 시설 안전관리 등 총체적 재정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