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노동자당(PT)의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치러진 브라질 대선 1차 투표에서 예상대로 1위를 차지했다. ‘아마존의 여전사’로 불리며 사상 첫 흑인 여성 대통령을 꿈꿨던 브라질사회당(PSB)의 마리나 시우바 후보는 제1야당 브라질사회민주당(PSDB) 아에시우 네비스 후보에게도 밀리며 결선투표 진출에 실패했다.
브라질연방선거법원(TSE)의 잠정 집계에서 호세프 대통령은 41.5%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네비스 후보 33.6%, 시우바 후보는 21%를 얻었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아 호세프 대통령과 네비스 후보는 26일 결선투표에서 최종 승부를 가리게 됐다. 지난 8월 뒤늦게 선거전에 뛰어들었음에도 한때 지지율이 선두까지 치고 올랐던 시우바 후보가 3위로 처진 것은 호세프 대통령의 집중적인 견제 때문으로 보인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 집권 때 환경장관을 지낸 것을 제외하면 별다른 정치경력이 없는 시우바 후보는 의회 기반까지 취약한 상황이었다. 호세프 대통령은 이런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들며 시우바가 대통령이 될 경우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네거티브 공세를 펼쳤다. 이게 먹혀들면서 유권자들이 외면한 것으로 관측된다. 시우바 후보는 2010년 대선 1차 투표에서도 20%를 약간 밑도는 득표율로 3위에 그친 데 이어 또다시 분루를 삼켰다.
반면 시우바 돌풍에 밀려 여론조사에서 3위까지 떨어졌던 네비스 후보는 야권의 전통적 지지기반을 회복하면서 결선투표 진출을 이뤄냈다. 그는 2001년 40세의 젊은 나이에 연방하원의장에 선출될 만큼 화려한 정치경력을 자랑하고 있다. 1차 투표에서 3위에 그친 시우바 후보의 지지를 얻어낼 경우 막판 대역전승도 가능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호세프 대통령이 결선투표에서도 무난하게 네비스 후보를 누르고 재선에 성공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호세프 대통령이 결선투표에서 승리할 경우 브라질 사상 세 번째로 연임에 성공한 대통령이 된다.
외신들은 노동자당의 12년 집권기간 동안 빈곤층이 현저하게 감소하고, 중산층이 증가한 점이 호세프 대통령의 재선 가도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비록 지난 4년간 브라질 경제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빈곤층을 중심으로 여전히 그의 인기가 견고하게 구축돼 있다. 호세프 대통령의 강력한 사회복지정책에 재계에서는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대세를 거스를 수 없다는 게 AP통신 등의 분석이다.
이제훈 기자 parti98@kmib.co.kr
호세프·네비스 결승행… 브라질 대선 이변은 없었다
입력 2014-10-07 0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