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민주화 시위 9일째를 맞은 6일 오전 홍콩 정부 공무원들이 업무에 복귀했다. 도심 점거 시위대는 눈에 띄게 줄었지만 시위대는 “전열 정비 후 다시 돌아오겠다”고 다짐했다.
공무원들은 홍콩섬 애드미럴티에 위치한 정부청사 앞에서 시위대가 바리케이드를 치우고 길을 내주면서 한 줄로 서서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완차이와 센트럴 등 홍콩섬 서부 지역 중·고등학교도 1주일 만에 정상 수업을 재개했다. 한 20대 여성 공무원은 “시위대가 봉쇄를 풀어 다행이다. 일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렁춘잉(梁振英) 홍콩 행정장관은 앞서 지난 4일 밤 TV 연설을 통해 “시위대는 3000명의 공무원이 6일 오전 정상 근무할 수 있도록 정부청사 밖을 정리하라”고 요구했고 시위대는 건물 봉쇄를 풀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지난주 수만명에 달했던 시위대는 급속하게 줄어들고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이날 아침 정부청사가 있는 애드미럴티에는 시위대 100여명만 남았고 청사 앞에 마지막까지 연좌시위를 벌인 인원은 20여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시위대는 “여기서 끝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전날 밤 거리를 지킨 저킨 웡(20)은 “정부로부터 답변을 들을 때까지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알렉스 초우 홍콩전상학생연회(香港專上學生聯會·학련) 사무총장은 “시위대가 줄어드는 것은 걱정하지 않는다”면서 “쉬고 난 뒤 다시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의 시위는 여기서 끝난 게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지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레스터 셤 학련 부비서장이 5일 밤부터 라우콩와 정치개혁·본토사무국 부국장 등 정부 관계자와 만나 본격적인 대화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직 구체적인 일정은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현지 언론들은 시위대와 정부의 대화가 7일 시작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관영매체들은 홍콩 시위에 따른 경제적 타격을 부각하면서 시위대를 압박했지만 국제신용평가 기관들은 홍콩의 신용등급은 ‘불변’이라고 강조했다. 무디스와 피치는 자료를 통해 “최근 홍콩 시위로 인한 단기적인 경제 영향과 신용등급의 변화는 없다”고 밝혔다. 무디스는 “최근 시위가 홍콩의 단기적인 경제 활동에는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홍콩 경제의 기둥인 무역, 금융, 서비스 부분은 정치적 혼란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신화통신과 중국신문사 등은 “시위로 홍콩 경제의 양대 지주인 관광과 금융이 커다란 타격을 받고 상인, 주식 투자자, 생계형 운전기사 등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홍콩 시위대 정부청사 봉쇄 해제… 정부와 대화 국면 진입?
입력 2014-10-07 0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