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쿠바 용병’ 각축장?

입력 2014-10-07 02:29

다가올 2014∼2015 프로배구 남자부 경기는 쿠바 출신 용병들의 각축장이 될 전망이다.

6일 한국배구연맹(KOVO)에 따르면 이번 시즌 남자부 경기에 뛰게 될 외국인 선수 7명 가운데 4명이 쿠바 출신들로 채워지게 됐다. 한국 프로배구 11년사에 특정 국가 용병들이 대거 프로배구를 점령하기는 처음이다. 여자부에 등록한 용병 6명이 미국, 브라질, 푸에르토리코 등 각기 다른 국적을 갖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우리카드는 최근 쿠바 출신 라이트 공격수 오스멜 까메호(26·202㎝)를 영입했다. 오스멜은 2012∼2013 시즌 LIG손해보험 유니폼을 입고 V리그에서 뛰있던 오레올 까메호의 친동생이다. 쿠바 국가대표팀에서 센터를 주로 받았던 그는 지난 시즌 사우디아라비아의 알 알리에서 활약했었다.

OK저축은행(전 러시앤캐시)도 지난 8월 쿠바 국가대표 출신 로버트 랜디 시몬(28)을 영입했다. 2008년부터 2010년까지 3년 동안 쿠바 대표팀의 센터로 활약했던 시몬은 이탈리아 피아센차에서 뛴 2014년 클럽챔피언십에서 베스트 미들 블로커로 뽑힐 만큼 블로킹에 일가견이 있다. 센터를 주로 보지만 라이트 공격수도 소화할 수 있는 게 강점이다.

이로써 재계약에 성공했던 삼성화재의 레오(24)와 대한항공의 산체스(28)를 포함해 쿠바 출신 공격수는 4명이 됐다. 이처럼 한국프로배구가 쿠바 출신을 선호하는 것은 레오의 성공사례에서 자극받은 바 크다. 레오는 3년 전 처음 국내에 들어왔을 때 207㎝의 큰 키였지만 몸무게가 75㎏밖에 나가지 않아 성공여부가 의문시되던 선수였다. 하지만 삼성화재의 시스템 배구에 녹아들면서 기량이 만개했고, 외국인 선수로는 처음 2년 연속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로 뽑히며 V리그 최고의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레오에 이어 LIG손보와 대한항공에서 잇달아 쿠바선수를 영입해 재미를 보자 올해 OK저축은행과 우리카드도 쿠바선수를 앞다퉈 영입하게 됐다. 쿠바 선수들이 우월한 신체조건을 갖추고도 국제무대에서 덜 알려져 상대적으로 몸값이 비싸지 않은 점도 국내행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쿠바대표팀의 선·후배 출신들이 내뿜는 강스파이크가 이번 시즌 프로배구의 새로운 관전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서완석 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