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서울 삼성 감독에게 뜨거운 맛을 보여주겠습니다.”
프로농구 서울 SK 문경은 감독이 6일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14∼2015 KCC 프로농구 미디어데이에서 한 말이다. 올 시즌 프로농구는 인천아시안게임에서 12년 만에 금메달을 따낸데다 라이벌전, 부자(父子) 맞대결, 최고 센터 대결 등 다양한 이벤트가 펼쳐져 흥미를 더할 전망이다.
가장 먼저 관심을 끄는 것은 농구대잔치 시절 연세대를 최고 인기팀으로 만든 스타 출신으로서 나란히 지휘봉을 잡은 문 감독과 이 감독의 맞대결이다. 이 감독은 “SK는 성적이 좋은 팀이지만 그렇다고 우리가 크게 부족하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며 “쉽게 지지 않겠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에 문 감독은 “나는 감독 데뷔 첫 해 30점 차로 져 보고 9연패도 해봤다”며 “친한 선·후배 사이인 만큼 이 감독이 첫 해를 잘 보내기를 바라지만 맞대결에서는 6전 전승으로 뜨거운 맛을 보여주겠다”고 맞불을 놓았다.
‘농구 대통령’ 전주 KCC 허재 감독과 그의 아들 허웅(원주 동부)도 코트에선 부자의 정을 잠시 놓고 피할 수 없는 일전을 펼치게 됐다. 공교롭게도 KCC와 동부는 11일 개막전에서 대결한다. 이에 대해 아들 허웅은 “개막전 출전 기회가 주어진다면 (허재 감독을) 아버지가 아닌 (상대 팀) 감독으로 생각하고 플레이 하겠다”며 “열정과 패기를 앞세워 절대 지지 않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들의 도발에 허 감독은 웃음을 머금은 채 “허웅이 말한 것처럼 나도 원리 원칙대로 하겠다”며 “계속 해왔던 대로 팀 디펜스로 허웅을 최대한으로 막겠다”고 말했다.
최고 ‘빅맨’을 두고 자웅을 겨룰 전주 KCC 하승진과 창원 LG 김종규의 입담 대결도 흥미로웠다. 동생 김종규는 몸을 낮췄다. 그는 “승진이 형과는 경기를 해본 적이 없다. 높이가 굉장히 좋은데다 힘도 갖추고 있어 내가 1대 1로는 못 막을 것 같다”며 “우리 팀에서 조직적으로 수비해 할 것 같다”며 경계심을 드러냈다. 사회 복무요원 복무를 마친 하승진은 “아시안게임에서 종규가 굉장히 많이 성장한 모습을 봤다”며 “내가 스피드가 느리지만 외곽까지 장착한 김종규를 최대한 막아 보겠다”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이어 “지난 2년간 많이 굶주렸고 많이 배고팠다”면서 “농구를 맛있게 먹어보겠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올 시즌 프로농구는 11일 울산 모비스와 창원 LG의 공식 개막전을 시작으로 6개월간 열전에 돌입한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허웅 “코트에서 허재 감독은 아버지 아닌 상대팀 감독”
입력 2014-10-07 0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