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눈물로 이룬 은혜로운 인생

입력 2014-10-08 03:27

“저 휴학하고 왔어요. 제가 어머니를 도와 농사를 지어야죠. 그래야 누나 시집도 보내고 막내 상원이도 공부시킬 수 있잖아요.”

중학교 2학년이었던 저자는 더 이상 등록금을 낼 수 없는 처지가 되자 책 보따리를 싸들고 고향으로 내려갔다. “누가 너더러 농사지으라고 하더냐?” 동네가 떠나가도록 호통을 친 어머니는 아들의 손을 잡고 교장실을 찾았다. “이 불쌍한 아이가 일찍 아버지를 여의고 홀어머니 밑에서 자라면서 고생만 했습니다. 가진 것은 제가 짠 무명 한 필밖에 없습니다.”

어머니는 하나님이 보내주신 날개 없는 천사였다. 낮엔 고된 농사일을 하고 밤에는 잠을 참아내며 짠 무명 한 필은 저자의 가슴에 깊이 자리해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정신을 깨우고 가다듬게 했다. 목회자가 되는 게 꿈이었던 저자는 고려대 정외과를 졸업하고 전국경제협의회(현 전경련) 공채 1기로 입사해 상무이사, ㈜고합 대표이사 등을 지냈다. 책은 ‘오직 예수’라는 일념으로 복음을 전파한 고(故) 이병옥 권사를 향해 79세 아들이 쓴 눈물의 신앙고백이다.

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