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이슈] 오바마 각별한 환대 받은 ‘모디’의 인도가 뜬다

입력 2014-10-07 02:21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최근 인도의 국가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2년 반 만에 상향 조정했다. S&P는 신용등급 전망을 올린 이유에 대해 “인도 새 정부가 잃어버린 성장 잠재력을 되살리고 재정을 건전화하는 데 필요한 개혁을 할 의지와 역량이 있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미국을 방문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각별한 환대를 받았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모디 총리를 세 차례나 만났고 워싱턴포스트에 모디 총리와의 공동 기고문도 실었다.

이처럼 인도는 지난 5월 새 정부 출범 이후 국제사회에서 급부상하고 있다.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경제지표도 개선되는 중이다. 연 9%대였다가 금융위기 이후 4%대까지 떨어졌던 경제성장률은 올해 들어 반등해 2분기에 5.7%를 기록했다. 11%까지 치솟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버냉키 쇼크(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발언으로 신흥시장이 휘청거린 사태) 이후 금리 인상 대응 등으로 7% 아래로 떨어졌다. 지난해 상반기 400억 달러에 달했던 경상수지 적자는 올해 상반기 90억 달러로 줄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수지 적자도 6%대에서 1%대로 감소했다.

하나대투증권 김상훈 연구원은 “버냉키 쇼크 때 취약한 신흥국으로 꼽혔던 ‘프래자일 파이브’(Fragile five·깨지기 쉬운 다섯 나라)는 1년여가 지나면서 차별화를 보이고 있다”면서 인도의 상대적 우위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프래자일 파이브는 인도와 인도네시아, 브라질, 터키, 남아프리카공화국을 가리킨다. 김 연구원에 따르면 인도의 가장 가난한 지역인 구자라트주를 높은 경제성장으로 이끈 모디가 총리로 집권하면서 ‘모디노믹스’(모디의 친기업·친시장 정책)에 대한 기대로 인도 금융시장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 이코노미스트 출신인 라구람 라잔 인도중앙은행 총재가 버냉키 쇼크 이후 보여준 외환정책 대응도 시장의 신뢰를 얻었다.

모디 총리는 지난달 25일 국내외 투자 유치를 확대하겠다며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인도에서 만들라)란 이름의 경제·산업 혁신안을 발표했다. 각종 규제를 풀어 제조업 역량을 업그레이드하겠다는 계획이다. “민주주의와 노동력, 수요를 모두 제공할 수 있는 곳은 전 세계에 인도밖에 없다”고 강조한 모디 총리는 “하나의 기업이라도 규제 때문에 인도를 떠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기업의 투자를 막아온 규제들을 없애겠다”고 말했다.

천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