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태권도 특기생이 태권도장 관장과 사범에게 맞아 코뼈가 함몰되는 등 중상을 입고 입원한 사건이 발생했다.
5일 피해자 가족과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달 19일 오후 10시30분쯤 부산의 한 태권도장에서 고교생 이모(16)군과 박모(16)군이 관장과 사범에게 폭행을 당했다. 당시 두 학생은 도장 탈의실에서 시범대회 출전을 앞두고 태권도 안무를 준비하다 말다툼을 벌였다. 탈의실 밖까지 소란스러워지자 관장인 A씨는 대걸레 자루로 이들을 폭행했다. 이군의 아버지는 “몽둥이로 아이들의 머리와 어깨 등을 때리고 ‘엎드려뻗쳐’도 시켰다”고 주장했다.
두 학생이 계속되는 체벌을 거부하며 억울함을 호소하자 A씨가 욕설과 함께 이군의 머리채를 잡아 바닥에 넘어뜨린 뒤 주먹으로 얼굴과 배 등을 때렸다고 피해자 측은 주장했다. 이군은 A씨를 뿌리치고 도장 바깥으로 도망친 뒤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피해 사실을 알렸다. 이어 관장의 전화를 받은 사범 두 명이 도장 인근 주차장에 숨어있던 이군을 발견하곤 다시 폭행했다.
이군은 현장에 달려온 어머니의 도움으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코뼈가 부러지고 함몰돼 전치 3주 진단을 받았다. 다리는 타박상을 입었고 오른쪽 눈은 멍이 들어 부어올랐다. 이군은 지난달 30일 코뼈 재건수술을 받고 입원해 치료 중이다.
이군 부모는 이들이 이군에게 앙심을 품고 이 같은 일을 벌였다고 주장한다. 이군과 박군은 태권도장에서 초등학생 관원에게 태권도를 가르치고 차량 등하교를 돕는 ‘교범’ 일을 하다 최근 그만뒀다. 이군 아버지는 “아들이 돈도 못 받고 밤늦게까지 일하다 몸이 안 좋아 그만뒀는데 이게 화근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A씨는 “당일 탈의실 안에서 소란이 일어 학원의 다른 친구들이 문을 두드렸지만 끝까지 안 열어주고 자기들끼리 싸워서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폭행 사실을 인정했다. 폭행에 가담했던 한 사범은 전화 통화에서 “피해자의 주장에 과장된 부분이 많다”면서도 “더 이상 할 말이 없다”고 했다.
이군 부모는 관장과 사범 등 3명을 지난 2일 부산 연제경찰서에 고소했다. 경찰은 6일 사건을 배당하고 수사에 착수할 방침이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고교 태권도 특기생의 눈물
입력 2014-10-06 04:36 수정 2014-10-06 19: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