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국악원(원장 김해숙)이 7∼8일 서울 서초구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국립국악원 민속악단 정기공연 ‘류(流)’를 선보인다. 6명의 국악 신예가 무대에 오르는 공연으로 피리, 호적(태평소), 해금, 가야금(이상 7일)과 거문고, 대금, 소금, 아쟁(8일) 주자들이 독주와 합주를 한다. 이 중 대를 이어 꿋꿋이 우리 고유의 음악을 지켜나가는 젊은 국악인 원완철(40·대금·소금)과 윤서경(36·아쟁)을 지난 2일 국립국악원에서 만났다. 공연을 코앞에 두고 연습에 한창인 두 사람은 인터뷰 내내 우리 음악에 대한 사랑을 듬뿍 표현했다.
대금 산조 유파를 낳은 원장현(64) 명인의 첫째 아들인 원완철은 이번 공연을 통해 아버지가 만든 원장현류 대금산조와 함께, 자신이 직접 개발한 원완철류 소금산조를 최초로 선보인다. 윤서경은 아쟁명인이었던 고(故) 윤윤석(1939∼2006)의 막내아들로 공연에서 아버지가 연주했던 윤윤석류 아쟁산조를 자신만의 스타일로 연주할 예정이다. 윤서경은 “아버지의 산조는 공격적인 요소가 강했다면 나의 산조는 공력이 부족해서인지 부드러운 쪽에 가깝다”며 “나름의 연주 방식을 찾아가다보면 점차 내 색깔을 찾게 되지 않을까 한다”고 설명했다.
두 사람은 악기 음색을 들려주며 친절한 설명을 덧붙였다. 아쟁은 저음부터 고음까지 3옥타브가 표현되는 등 범위가 넓어서 아버지의 푸근한 음색부터 가녀린 여인의 음색까지 표현되는, 극적인 악기다. 대금은 서양악기인 플루트와 자주 비교되지만 몸의 움직임을 써 악기를 불어야 한다는 점에서 완전히 다르다. 원완철은 “몸을 꺾고 악기를 제치면서 울림을 주면 ‘애간장’이 녹을 정도”라고 자랑스레 말했다.
아버지 때부터 이어져온 두 사람의 인연은 이번에도 멋진 합주를 통해 빛을 발한다. 명인인 아버지의 그늘 아래, 어려운 점은 없었는지 묻자 이 같은 대답이 돌아왔다.
“아버지가 조율해놓은 아쟁을 만지작거리며 자연스럽게 이 길에 들어섰지만 워낙 무뚝뚝하셨기 때문에 살아생전 나눈 대화가 별로 없어요. 그래도 제 평생에 이야깃거리(아쟁)를 주고 가셨으니 음악으로 대를 물려주신 것에 감사한 마음이 큽니다.”(윤서경)
“제게 아버지처럼 잘 한다는 말은 칭찬이 아니에요. 나만의 음악을 추구할 때 발전이 있다고 봅니다. 고인 물이 되지 않고 새롭게 흘러가기 위해 저희 둘 다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어요.”(원완철)
젊은 국악인답게 대중에게 한 발 다가가려는 포부도 컸다. 원완철은 “한국 사람이라면 언젠가는 국악의 소리가 당연히 좋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많은 사람에게 국악을 들려주기 위해서 음악과 대중을 연결시켜줄 고리가 필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창작 국악그룹 ‘4인놀이’의 멤버이기도 한 윤서경은 “여전히 국악을 어렵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은데 포장지를 바꿔 국악을 조금이라도 쉽게 즐기게 하고 싶다”며 “전통적인 면은 보존하면서 색다른 협업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1만∼3만원(02-580-3300)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
2대째 국악 연주 대금 원완철·아쟁 윤서경 “고인 물이 되지 않게 끊임없이 노력합니다”
입력 2014-10-07 0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