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은 5일 전날 인천아시안게임 폐회식에 참석했던 북한 고위급 대표단과의 면담을 통해 “작심하고 내려왔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밝혔다. 문 위원장은 국회 의원회관에서 가진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 등 북측 관계자들에게 내년에 남북 정상회담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하니 고개를 끄덕이더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구당(救黨)’ 모임 등 당내 일각에서 신당론이 제기되는 것과 관련해서는 “분열주의의 전형”이라고 강력 비판했다.
-황 총정치국장, 최룡해 노동당 비서, 김양건 당 통일전선부장 겸 대남담당 비서를 만난 느낌은 어떠했나.
“작심하고 내려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전에는 뻗대는 말을 좋아했는데 어제는 안 그러더라. ‘남북 문제 개선에 적극적이 됐구나’라고 느꼈다.”
-남북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가 나온다. 언제쯤 가능하다고 보는가.
“노무현정부 때 10·4정상회담을 했는데 그때는 임기 말이어서 힘든 점이 많았다. 그래서 면담에서 내가 내년쯤 하면 좋겠다고 하니 (황 총정치국장 등이) 가타부타 말을 하지는 않았지만 고개를 끄덕이더라. 박근혜 대통령도 이 기회를 놓치면 안 된다. 남북 문제가 터지면 경제 문제도 터질 것이다. 결단을 내려야 한다.”
-세월호 특별법이 여야 합의로 극적 타결됐으나 정부조직법 등과 패키지로 물려 있다. 유가족이 동의하지 않는데 이달 말 처리되겠는가.
“여야가 서로 맞물려 있는 것이다. 동트기 직전이 가장 어둡다고 생각해야 한다. 이달 말에 된다. 특검 추천 과정에 유가족이 안 들어가지만 유가족 뜻이 반영되도록 한 것이다. 유가족이 추천 과정에 못 들어가더라도 (문제 인물은) 야당이 비토하면 되니 유가족이 들어가나 안 들어가나 실질적으로는 똑같다.”
-비대위에 안철수·김한길 전 대표 등 이른바 중도파가 불참하고 있다. 중도파를 포용할 복안은 무엇인가.
“어제도 김 전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참여하시라고 권유했다. 두 분은 늘 문이 열려 있다. 그러나 (중도파가 요청하는 대로) 대리인은 안 된다. 비대위는 당을 살리자는 것이다. 그런 심정이면 뭘 못하겠는가.”
-일각에서는 비대위원에 차기 당권 유력 주자들이 포함된 것을 놓고 비대위원 당권 불출마 선언 등 특단의 조치를 취하라는 지적이 나오는데.
“당권에 도전하는 사람들은 공식 선거운동 시작하는 날(전당대회 40일 전) 비대위에서 사퇴하면 된다. 선거운동 하려면 솔직히 밖에서 하는 게 더 자유롭다. 이번 주에 조직강화특별위원회를 마치고 다음 주에는 당무위원회를 완료할 것이다. 확정은 아니지만 장소 문제 등이 있어서 전당대회는 2월 초쯤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번 주 국정감사가 시작되는데, 김현 의원이 대리운전 기사 폭행 사건에 연루돼 있다. 김 의원이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인 것을 놓고 당 안팎에서 지적이 나오고 있는데.
“국회의원은 지도자다. 그런 점에서 나 역시 공당의 대표로서 이번 사태에 대해 사과할 것은 사과하고, 그에 따른 조치를 분명히 취할 것이다. 아직 경찰에서 조사 중이고 진술이 엇갈리지만 현 상태로 김 의원이 안행위에서 국감을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다른 상임위로 사보임하는 게 맞으며 관련 조치가 이뤄질 것이다.”
-비노계 인사들이 구당 모임을 결성했다고 한다. 어떻게 보는가.
“당을 구하려는 모임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그분들 사이에서 신당론이 나온다면 구당 모임이 아니라 분당 모임이다. 분열주의, 분파주의의 전형이다. 당이 어려울 때 쏙 빠지는 사람은 침몰하는 배에서 뛰어내리는 선장과 같은 사람들이다. 진짜 구당이라면 어떻게든 하나라도 구할 생각을 해야지, 신당 만들겠다는 것은 살려고 뛰어내리는 것밖에 안된다.”
엄기영 임지훈 기자 eom@kmib.co.kr
[인터뷰] 문희상 새정치연합 비상대책위원장 “황병서 등에 정상회담 2015년 개최 말했더니 고개 끄덕”
입력 2014-10-06 02: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