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 지금처럼 배출한다면… 2020년엔 동물種 16% 멸종 ‘대재앙’

입력 2014-10-06 04:34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지 않으면 지구상에 있는 동물 종(種) 가운데 16%가량은 2020년이면 사라지게 된다는 전망이 나왔다.

유엔 산하 생물다양성협약(CBD) 사무국은 5일 '제4차 지구생물다양성전망'(GBO-4) 보고서를 공개하고 "지구상의 동물 8200종 가운데 6분의 1가량(16%)이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고 경고했다. 온실가스 배출 등의 조건이 현재 상태로 유지될 경우 2020년에는 동물 1300여종을 볼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CBD 사무국 조사 결과 2006년에 예상된 멸종위기 종은 전체의 15% 정도였지만 2014년에는 16%로 늘어났다. 또 멸종 위험이 '양호'한 종은 21%에서 18%로 줄었다.

특히 바다는 보호구역 비율이 낮아 해양동물의 멸종 위험이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물 속에서 폭약을 터뜨려 기절한 물고기를 잡아 올리는 방식의 '다이너마이트 어업' 등 파괴적 어로행위를 비롯해 무차별적인 남획으로 지구상에서 사라질 위기에 놓인 동물도 상당수다. CBD 사무국은 의도치 않게 포획돼 희생되는 '미목표 생물종(부수 어획)'이 세계 어획량의 40%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연간 60만 마리 이상의 해양 포유동물과 8만5000마리의 거북이 등이 해당된다. 이들을 먹고 사는 바닷새 등도 생존을 위협받아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산호초는 멸종위기에 처한 종의 수가 30%가량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동남아시아 지역의 산호초는 95%가 멸종위기에 처했다. 동남아시아의 경우 관광지가 많아 해양 오염이 심각한 데다 이를 관리할 물적·인적 자원이 부족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CBD 사무국은 멸종위기에 놓인 동물은 보호지역에서 관리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하지만 멸종위기종이 머무는 지역 중 75%는 여전히 보호지역으로 지정되지 않은 상태다. 산호초는 생태계 유지뿐 아니라 폭풍 해일이나 홍수 발생 때 파도 에너지를 감소시켜 자연재해 위험을 막아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에서 1억명 이상이 산호초 덕에 위험을 피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보고서는 유엔이 2010년 설정한 20가지 생물다양성 목표를 2020년까지 달성하려면 매년 158조∼464조원 정도가 들 것으로 내다봤다. 6일부터 강원도 평창에서 열리는 '제12차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 본회의는 이 보고서를 공식 채택하고 관련 대책을 논의한다. 4년마다 발간되는 GBO-4 보고서는 당사국총회 결정문을 도출하는 주요 근거로 활용된다. 194개국 대표단이 참석하는 이번 총회에선 2020년까지 생물다양성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평창로드맵'도 채택할 예정이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