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관계회복 작심하고 내려온 느낌”… 여야 의원, 북 대표단 면담

입력 2014-10-06 02:46
북한 고위급 대표단과 여야 의원들은 지난 4일 인천아시안게임 폐회식을 앞두고 만나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덕담을 주고받았다. 이날 면담은 새누리당의 요청으로 전격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면담에 배석했던 의원들은 5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북측이 상당히 호의적이었다”면서 “남북관계를 풀어보기 위해 작심하고 왔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먼저 “남북관계를 대화로 잘 풀어나가자”고 하자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은 수차례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한다”고 화답했다. 이어 새정치연합 문희상 위원장이 이산가족 상봉과 문화예술 교류 강화 등 쉬운 것부터 차근차근 풀자고 제안했고, 최룡해 노동당 비서가 “굉장히 좋은 생각”이라며 맞장구를 쳤다고 한다.

문 위원장은 면담일이 10·4남북공동선언 7주년이라는 점을 상기시켰다. 북측에선 이와 관련해 특별한 언급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새누리당 한 의원은 “전반적으로 북측이 김 대표에게 초점을 맞추고 대화를 하고 싶어 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면담에 배석한 인사들은 또 황 총정치국장이 북한에서 확실한 2인자 자리를 굳힌 것 같았다고도 했다. 김 대표는 평창동계올림픽 준비상황 현장 점검회의가 끝나고 기자들과 만나 “생각했던 것보다 개방적으로 대화를 잘 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새정치연합 임수경 의원과 최 비서는 이번 회동에서 25년 만에 깜짝 재회했다. 1989년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대표로 방북해 평양 세계청년학생축전에 참가했던 임 의원은 당시 북한 사회주의노동청년동맹(사로청) 위원장이던 최 비서를 처음 만났다. 최 비서는 “예전에 청년위원장 할 때 만났던 인연이 있다”고 직접 임 의원과의 관계를 소개했다. 임 의원은 안부 인사를 건넸고, 최 비서는 “옛날 모습 그대로”라며 반가움을 표현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야 정치권은 북한 고위급 인사들의 방문과 이르면 이달 말 남북 간 2차 고위급 접촉을 갖기로 합의한 데 대해 환영의 뜻을 밝히며 남북관계 개선의 계기가 되길 기대했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