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실세들 깜짝 방문] 황병서, 北 ‘넘버 2’ 인증… 최룡해도 “단장님” 존칭하며 깍듯

입력 2014-10-06 04:21 수정 2014-10-06 14:30

남한을 전격 방문한 ‘북한 3인방’은 김정은 정권을 떠받치는 최고 실세라고 할 수 있다. 황병서(65) 인민군 총정치국장의 경우 오찬회담에서 김양건(72) 노동당 비서가 발언 직전 승인을 거쳐야 했을 정도였다. 최룡해(64) 노동당 비서 목전에서 벌어진 일로 그가 명실상부한 ‘북한 권력 2인자’임이 분명히 드러났다.

4일 인천의 한 식당에서 열린 남북 오찬회담에 대해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를 뺀 사실상의 북한 최고지도부 대부분이 참석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의 군 서열 2위 황 총정치국장과 여전히 김 제1비서의 신임을 받고 있는 최 비서, 통일전선부장을 겸하고 있는 대남총책 김 비서가 동시에 왔기 때문이다.

특히 황 총정치국장의 위상은 확실했다. 회담에서 모두발언에 나선 김 비서는 “총정치국장 동지의 승인을 받아서 발언하겠다”고 운을 뗐다. 발언 도중에도 ‘우리 총정치국장’이라고 치켜세웠다. 오찬 자리에서 김관진 청와대 안보실장의 발언에 김 비서를 나서게 했던 황 총정치국장은 정홍원 국무총리와의 면담에서는 직접 화답했다. 여야 지도부와의 면담에 참석한 관계자는 “최 비서가 내내 (황 총정치국장에게) ‘단장님, 단장님’이라며 깍듯하게 대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지난해 말 ‘장성택 처형’ 직후만 해도 최 비서에 밀렸던 그는 지난 4월 최 비서를 제치고 총정치국장이 되면서 2인자로 부상했다. 김 제1비서의 생모 고영희와의 생전 인연을 바탕으로 초고속 승진을 거듭해 북한군 원수 바로 아래인 차수에까지 올랐다. 지난달 25일 최고인민회의에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직책도 꿰찼다.

최 비서는 김일성 주석의 빨치산 동료 최현의 아들로 총정치국장, 국방위 부위원장 등에서 물러나며 권력에서 밀려났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지난달 국가체육지도위원장에 임명된 것이 확인돼 건재함을 과시했다.

김 비서는 당 정치국 후보위원, 당 중앙위원,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장 등을 겸하며 오랫동안 대남정책을 총괄해 왔다. 2007년 9월 2차 남북정상회담 개최 직전 서울을 극비 방문해 의제를 합의했고 2009년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당시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 특사자격으로 서울에 왔다.

유동근 기자 dk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