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장 50여명 2014년내 교체… 정피아, 자리 꿰차나

입력 2014-10-06 02:50

올해 안에 공공기관장 50명 이상이 새로 인선될 전망이다. 세월호 사고 이후 이른바 ‘관피아’(관료+마피아)를 향한 시선이 곱지 않아 이 자리로 ‘정피아’(정치권+마피아)들이 대거 낙하산으로 내려올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5일 공공기관 경영정보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현재 304개 공공기관 중 33곳이 사실상 공석 상태다. 기관장 자리가 비어 있는 기관은 강원랜드, 아시아문화개발원, 주택금융공사 등 13곳이다. 해양환경관리공단, 영화진흥위원회 등 20곳은 기관장 임기가 끝났지만 후임을 구하지 못해 전임이 계속 운영하고 있다.

또 한국전력거래소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등 18곳은 연내 기관장 임기가 만료된다. 여기에 방만경영과 과도한 부채를 해소하기 위한 정부의 중간평가가 이달 중 발표돼 정상화 대책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한 기관장 1, 2명이 해임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선 방만경영 개선을 위한 노사 협약을 체결하지 못한 코레일과 한전기술 기관장이 유력하다.

연내에 52, 53명의 기관장을 새로 인선해야 하지만 전처럼 관료를 그 자리에 앉히기는 힘들 전망이다. 관피아에 대한 국민 반감이 크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도 세월호 참사 이후 관피아 척결 의지를 밝힌 바 있고, 국회에서도 관피아 방지 법안이 잇따라 발의되고 있는 상황이다.

관피아가 힘을 잃은 자리에 대신 정피아가 득세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최근 공공기관 임원 자리도 잇달아 정치권 출신 인사가 꿰찼다. 지난 1일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으로 내정된 박완수 전 창원시장은 지난 6·4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 홍준표 경남도지사와 경선을 벌인 정치인이다. 대선 당시 새누리당 공동선대위원장이었던 김성주 성주그룹 회장이 대한적십자사 총재로 선출돼 논란이 일기도 했다.

정부 관계자는 “관료가 공공기관으로 갈 길이 막히면 정치권 인사가 그 자리를 차지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며 “관피아보다 정피아가 오히려 더 전문성이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인사엔 전문성이 기준이 돼야지 출신에 따라 차별하면 부작용이 더 많다”고 덧붙였다.

세종=윤성민 기자 wood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