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마저 약세… 엎친데 덮친 수출기업

입력 2014-10-06 02:48
엔저(엔화 가치 하락)에 이어 위안화까지 약세 흐름을 보이면서 우리 수출전선에 먹구름이 잔뜩 끼고 있다. 위안화 가치가 떨어지면 우리나라 전체 수출의 4분의 1가량을 차지하는 대중 수출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자동차·철강·전자·석유화학 등 주력제품 수출에 부정적 영향이 우려된다.

한국무역협회 산하 국제무역연구원은 5일 ‘중국 위안화 환율 상승 원인과 영향’ 보고서를 내고 지난 6월 3일 위안·달러 환율이 6.1719위안까지 오르면서 위안화 가치가 올 들어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연초 대비 1.22% 절하된 것이다.

보고서는 위안화 약세 원인에 대해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에 따른 달러화 강세, 중국 경기둔화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주요 투자은행들은 연말까지 위안·달러 환율이 6.13위안 정도에 머물 것으로 보고 있다.

올 상반기 원화 절상(원화 가치 상승)과 위안화 절하가 맞물리면서 원·위안 환율은 9.3% 절상됐다. 우리 수출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면서 대중 수출이 급격히 감소했다. 이봉걸 국제무역연구원 연구위원은 “위안화 환율 모니터링 시스템을 가동하고 대기업보다 환율 변동성에 취약한 중소기업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엔저 현상이 계속 되면서 우리 수출기업의 중장기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제무역원은 “과거에 비해 원·엔 환율 변동이 우리 수출물량에 미치는 영향이 전반적으로 줄어들고 있다”면서도 “과거 일본 기업들은 환율 조건이 유리해도 수출단가 인하에 소극적이었지만 향후 본격적으로 가격 인하에 나선다면 우리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찬희 기자 c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