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명여대 정치외교학과 전 과목 만점 제인 앙가르 “케냐 현대사, 한국 민주화와 비슷”

입력 2014-10-06 02:00

“한국정치 수업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건 광주민주화운동이었어요. 군부독재를 거쳐 민주화되는 과정이 케냐 현대사와 비슷했거든요.”

지난 3월 숙명여대 정치외교학과에 입학한 케냐인 ‘새내기’ 망고 제인 앙가르(22·여·사진)씨가 지난 학기 전 과목 만점을 기록하며 한국 학생들을 제치고 과 수석을 차지했다. 숙대는 5일 앙가르씨가 총장 명의의 최우등상을 받았다고 밝혔다.

앙가르씨는 한국정치, 외교정책, 정치학개론 등 전공수업과 한국미술사 등 교양수업을 포함해 총 6과목을 수강했다. 한국 학생도 어려워하는 수업을 따라가기 위해 과제 외에도 스스로 관련 기사와 책, 영화 등을 참고하며 공부에 전념했다고 한다.

앙가르씨를 한국으로 부른 것은 ‘한국 정치’였다. 그는 “케냐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 국회 몸싸움, 촛불집회 등에 관한 뉴스를 접하며 역동적인 한국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됐다”면서 “한국의 민주화운동과 경제 발전 등에 대해 더 배우고 싶었다”고 말했다. 앙가르씨는 “한국 정치인 중 가장 좋아하는 사람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다. 민주화에 대한 그의 열망에 가슴이 뛰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유학을 위해 케냐에서 6개월간 한국어를 배우고 지난해 2월부터는 1년간 한국에서 어학당을 다녔다. 유창한 한국어 실력은 유학생활에 큰 도움이 됐다. 한국 친구들의 도움을 많이 받아 늘 고마워했지만 에볼라 바이러스 발생 당시에는 택시 승차 거부와 음식점 등의 문전박대로 마음고생도 심했다고 한다. 앙가르씨는 “1차 자원만 수출하는 아프리카는 서구에 막대한 빚을 지고 있다. 세계의 빈부격차를 줄일 이론을 구상하는 국제정치학자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전수민 기자 suminis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