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현지시간) 미국 뉴저지주 뉴어크공항에서 벨기에 브뤼셀발(發) 유나이티드항공을 타고 온 승객이 에볼라 출혈열 의심 증세를 보여 병원으로 긴급 후송됐다. 미 언론들은 여객기에 탑승한 한 남성이 비행 중 구토를 했다고 전했다. 구토는 에볼라의 초기 증상 가운데 하나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여객기 도착과 동시에 이 남성과 10세 안팎인 그의 딸을 뉴저지 뉴어크대학병원으로 옮겨 격리시켰다.
워싱턴DC 하워드대학병원은 3일 나이지리아를 최근 여행하고 나서 에볼라 감염 유사 증상을 보이는 한 환자를 격리 수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보건 당국은 하루가 지난 뒤 이 환자가 에볼라 정밀검사에서 음성 반응을 보였다고 발표했다.
이처럼 미국에서 에볼라 우려가 확산되면서 감염 관련 신고나 보고가 급증하고 있다. CDC에 따르면 미국에서 첫 환자가 발생한 후 에볼라 의심환자에 대한 보고가 급증해 100여건에 달한다. 그러나 CDC가 직접 검사한 경우는 15건에 불과하며 현재까지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고 확진된 환자는 1명뿐이다.
특히 서아프카계 주민들의 집단 거주지역과 최근 아프리카를 다녀온 여행객들 사이에 긴장이 높아지고 루머가 번지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이에 따라 보건 당국은 높은 수준의 대비태세에 들어간 상태다.
토머스 프리든 CDC 소장은 “앞으로도 (에볼라와 관련) 많은 억측과 우려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나 검사에서 양성으로 나오기 전까지는 모두 루머일 뿐”이라며 과민반응을 우려했다.
하지만 미국 내 첫 에볼라 환자에 대한 허술한 대응으로 보건 당국을 겨냥한 여론이 악화하면서 의회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하원은 16일 프리든 CDC 소장과 국립보건원 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의 앤서니 파우치 소장을 출석시킨 가운데 에볼라 대응책을 논의한다.
한편 미국 내 첫 에볼라 감염 확진환자인 라이베리아 출신 토머스 에릭 던컨은 병세가 악화되고 있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던컨을 치료 중인 텍사스건강장로병원 측은 성명을 내고 “던컨이 위독한 상태”라고 밝혔다. 던컨은 지난달 26일 에볼라 증상을 느껴 병원을 찾았으나 의료진의 오진으로 사흘 뒤에야 격리 치료됐다. CDC는 관련 부처 간 엇갈린 규제로 에볼라 관련 의료 폐기물의 적절한 처리가 늦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던컨의 치료 중 나온 토사물과 배설물 등은 뒤늦게 병원 밖으로 옮겨져 처리될 예정이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
에볼라 의심 승객 2명 美공항서 병원 긴급 후송
입력 2014-10-06 0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