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 등 북한 최고 실세들의 4일 인천 방문에 큰 관심을 보였다. 중국 언론들은 고위급 회담에 참여한 북한 인사들과 함께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류길재 통일부 장관 등 한국 인사들의 프로필까지 상세히 소개하면서 남북관계 개선 분위기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국경절 연휴기간이라 중국 정부의 공식 입장은 나오지 않았다.
신경보는 5일 전문가 기고를 통해 “북한의 2호(2인자)와 3호 인물 등이 총출동한 이번 ‘아시안게임 외교’는 북한이 분명 과거와는 다른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신문은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과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등 한국에서 열린 다른 아시안게임에 북한이 고위급 인사를 파견한 적이 없었고, 아시안게임 내내 박근혜 대통령을 비난해 온 것을 볼 때 분명 이례적”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지난달 25일 열린 최고인민회의 등을 통해 대외관계 개선 움직임이 포착됐다”면서 “앞으로 남북관계는 북한이 핵 문제에 얼마나 융통성 있게 대처하느냐와 북한의 정세와 대외 정책이 장기적인 안정을 이루느냐에 성과가 달려 있다”고 전망했다.
신화통신은 우리나라를 방문한 날짜가 10·4선언 7주년 기념일과 겹친다는 점을 들어 상징성도 함께 고려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이 이번에 2차 남북 정상회담의 성과물인 10·4공동선언에 대한 이행 의지를 피력했다는 것이다. 또 북한 언론들이 아시안게임에서 자국 선수들의 활약상을 대대적으로 보도해 왔다고 전하면서 이러한 분위기도 관련이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향후 남북관계의 주도권을 쥐고 북·미 관계도 움직여 보려는 의도가 엿보인다”고 보도했다. 요미우리신문도 “중국과의 관계가 냉각되고 대미 관계도 타개책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일본, 러시아에 이어 한국에도 접근해 고립을 탈피하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성명을 내고 “남북한이 조만간 2차 고위급 접촉을 하기로 합의한 것은 무척 환영할 만한 일”이라며 “대화는 산적한 현안을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라고 평가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
[北 실세들 깜짝 방문-중국 반응] “북한의 2호·3호 인물 총출동… 분명 과거와 다른 신호 보낸 것”
입력 2014-10-06 0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