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실세들 깜짝 방문] “남북관계 풀어가는 출발로 양측 모두 잘됐다 판단”

입력 2014-10-06 04:35
북한의 김양건 노동당 대남담당비서 겸 통일전선부장은 최근 건강 이상설이 제기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건강에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5일 국민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북한 언론에 몸이 불편하다는 보도가 나왔기에 예의 차원에서 김 비서와 같은 차로 이동할 때 건강이 어떠시냐고 물어봤다”면서 “그랬더니 김 제1비서의 건강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류 장관은 “언급한 톤으로 봐서는 건강에 전혀 이상이 없는 것으로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류 장관은 이번 오찬회담의 의의에 대해 “남북관계를 풀어가는 하나의 출발로서는 어제 회담이 잘됐다고 다들 판단했다”면서 “오고간 대화 내용이나 분위기로 봐서는 북측도 그렇게 생각하는 것으로 느꼈다”고 소개했다.

그는 향후 2차 고위급 접촉의 논의방향과 관련해서는 “과거에 정상회담도 두 차례나 하고, 남북기본합의서를 비롯해 수준 높은 합의안도 만들었지만 남북관계가 나빠지면 아무 소용이 없었다”면서 “눈에 보이는 것에만 집착하기보다는 앞으로는 자세가 더 중요하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남북이 서로 신뢰를 쌓아가다 보면 뭐든지 할 수 있고 그 반대면 아무것도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위급 접촉 합의 외에는 눈에 띄는 회담 성과가 없었다는 지적에 “어제는 인천아시안게임 폐막식 참석이 주된 목적이었다”며 “그래서 구체적 사안을 논의할 성격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류 장관은 이날 오전 ‘KBS 일요진단’에도 출연해 회담 내용을 소개하면서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이 김 제1비서의 우리 대통령에게 전하는 따뜻한 인사말을 전했다”면서 “더 구체적인 메시지는 없었고 길지 않은 따뜻한 인사말 정도였다”고 밝혔다.

그는 이산가족 상봉 문제가 시급하다는 점에서 2차 고위급 접촉에서의 성과 있는 논의를 기대하면서 “국민의 공감대가 만들어진다면 특단의 방안을 북측과 같이 협의해야 할 시점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이는 정부가 이산가족 상봉 문제와 관련해 향후 북측에 파격적인 제안을 할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류 장관은 남북정상회담 문제와 관련해선 “어제 회담에서는 전혀 얘기가 없었다”면서 “앞으로 남북이 어제 회담을 계기로 고위급 접촉이 열리게 되고 여러 가지 대화가 있을 수 있다. 대화의 형식이나 내용은 항상 열려 있다”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류 장관은 북측 대표단의 박근혜 대통령 예방이 이뤄지지 않은 데 대해 “우리가 (예방을 준비할 용의가 있다는) 의사를 북측에 전달했다. 그랬더니 북측은 폐막식 참석을 위해 왔기 때문에 거기에 전념하겠다고 했다”면서 “북측이 뚜렷한 의지가 있었다면 못할 일은 아니지만 북측 동선을 보니 무리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