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기사 “김현 의원과 말다툼이 화근”

입력 2014-10-04 04:20
대리기사 폭행 사건에 연루된 새정치민주연합 김현 의원이 3일 오전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출석하고 있다. 서영희 기자

대리기사 폭행 사건에 연루된 새정치민주연합 김현 의원이 3일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폭행 피해자인 대리기사 이모(52)씨와 김 의원에 대한 대질신문을 진행했다.

김 의원은 오전 10시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출두해 조사를 받았다. 김 의원은 오후 8시쯤 경찰서를 나서면서 기자들에게 “(세월호 유족과) 대리기사 간 폭행 장면을 보지 못했고, 반말도 하지 않았다”며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대리기사 이씨는 오후 2시쯤 변호사와 함께 경찰서에 출석했다. 목 부위에 푸른색 깁스를 한 이씨는 정문 대신 뒷문을 이용해 들어갔다. 이씨는 “(사건의) 시발점이 김 의원이고, 김 의원과 내 말다툼이 없었으면 이 사건은 일어나지도 않았다”면서 “내가 언쟁 끝에 그냥 간다고 했는데도 (김 의원이) 날 붙잡았기 때문에 감정이 격해졌고 이렇게까지 사고가 났다”고 말했다. 이씨는 김 의원이 보낸 사과 문자메시지에 대해 “그날 일을 인정하고 사과하겠다고 했다면 제가 연락했을 수도 있다”며 “그러나 김 의원은 저와 반대되는 진술을 하고 그런 문자를 보낸 것이 여론 등에 밀려 어쩔 수 없이 (사과를) 하려는 것으로 느껴졌다”고 주장했다.

전우관 영등포경찰서 형사과장은 “목격자와 피해자, 피의자 등의 진술과 CCTV 등 증거 자료를 종합해 김 의원의 혐의를 확정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이르면 다음주 초 이번 사건에 대한 종합 수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김 의원은 지난달 17일 자정쯤 서울 여의도에서 벌어진 세월호 유족들과 대리기사, 행인 간 폭행 사건에 연루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 측은 지난달 29일 “김 의원의 ‘명함 뺏어’란 말과 함께 유가족의 폭행이 시작됐다”며 김 의원을 폭행 공범으로 검찰에 고소했다. 경찰은 폭행 및 상해 혐의로 고발된 김 의원을 폭행 공범으로 볼 수 있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앞서 검찰과 경찰은 대리기사와 행인들을 폭행한 혐의(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상 공동상해)로 김병권 전 세월호가족대책위 위원장 등 세월호 유가족 3명의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지난 2일 이를 모두 기각했다.

정부경 기자 vic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