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아시안게임] 중국 독주에 브레이크 건 北 탁구 혼합복식 금메달

입력 2014-10-04 00:08
북한 탁구대표팀의 김혁봉(오른쪽)과 김정이 3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인천아시안게임 혼합복식 종목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거수경례를 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탁구 혼합복식 세계 챔피언인 북한의 김혁봉(30)-김정(26) 조가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획득했다.

김혁봉-김정 조는 3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인천아시안게임 탁구 혼합복식 결승전에서 홍콩의 리호칭-장채니 조를 3대 1(12-10 12-10 10-12 11-6 11-6)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 5월 열린 세계선수권대회 결승에서 한국의 이상수-박영숙 조를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건 김혁봉-김정 조는 이번 대회에서도 최고의 기량을 자랑하며 북한에 대회 11번째 금메달을 안겼다.

김혁봉-김정 조가 혼합복식에서 금메달을 따면서 중국은 아시안게임 2개 대회 연속 전종목 제패에 실패했다. 1974 테헤란아시안게임부터 인천아시안게임까지 40년 동안 중국이 아닌 국가가 아시안게임 탁구 혼합복식 정상에 오른 것은 2002년 부산대회에서의 홍콩과 이번 대회의 북한뿐이다.

김혁봉은 6세이던 1991 세계탁구선수권대회 여자 단체전 결승에서 남북 단일팀이 중국을 물리치고 우승하는 모습을 보면서 선수에 대한 꿈을 키웠다. 그는 2011년 국제 탁구친선대회인 ‘피스앤드스포츠컵’에서 한국의 탁구 간판선수였던 유승민과 20년 만에 단일팀을 결성해 복식 결승에서 판이용(미국)-블라소프(미국) 조를 3대 0으로 이기고 우승하기도 했다.

김정 역시 6세 때 탁구에 입문했으며 9세 때 425체육대에 편입됐다고 한다. 그는 2008년 광저우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 당시 세계 랭킹이 91위에 불과했지만 중국과의 단체 결승에서 노장 왕난을 꺾는 파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2006년부터 호흡을 맞춰온 두 선수는 현재 국가체육부대 소속이다. 지난해 세계탁구선수권대회와 동아시아경기대회 탁구 혼합복식에서 연달아 우승하면서 북한의 탁구 영웅으로 떠올랐다. 북한이 탁구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정상에 선 것은 1977년 박영순이 여자 단식 우승을 차지한 이후 36년 만이다.

한편 이번 대회에서 처음 호흡을 맞춘 한국의 김민석-전지희 조는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차세대 에이스 김민석의 티눈 부상 때문에 난관이 예상됐지만 귀화한 전지희와의 호흡이 빛을 발했다.

인천=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