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아시안게임에선 10대들의 활약이 빛났다. 이들은 기대주에서 어느덧 한국 스포츠의 기둥으로 우뚝 섰다.
가장 먼저 두각을 나타낸 선수는 김청용(17·흥덕고)이다. 김청용은 사격 남자 10m 공기권총 개인전과 단체전을 휩쓸며 한국 선수 중 첫 번째 다관왕이 됐다. 한국 사격의 1인자 진종오(35·KT)는 단체전 시상식 때 그에게 태극기를 몸에 둘러주고 차세대 사격 에이스임을 널리 알렸다. 김청용은 “앞으로 오랫동안 사격을 할 것 같다”며 “더 열심히 해서 올림픽에 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특히 김청용은 소년가장에 왼손잡이라는 악조건을 극복하고 금메달을 따내 또 다른 감동을 선사했다.
요트에선 까까머리 중학생 박성빈(14·대천서중)이 빛났다. 요트 남자 옵티미스트급에서 1위로 금메달을 목에 건 박성빈은 한국 선수단 최연소 금메달리스트라는 영예를 안았다. 또 이 종목에서 1998 방콕아시안게임 이후 무려 16년 만에 금메달을 따내는 쾌거도 이뤘다.
경기에서 성인에 뒤처지지 않는 모습을 보이던 박성빈은 경기 후 이내 “부모님이 가장 먼저 생각나고 그다음으로 코치님이 생각난다. 경기가 끝났으니 뭐라도 먹으러 가야겠다”며 천진난만한 소년으로 돌아왔다.
여자골프에선 167㎝ 신장과 빼어난 미모로 눈길을 끈 박결(18·동일전자정보고)이 스타가 됐다. 박결은 2006 도하아시안게임 이후 아시안게임 골프 여자 개인전 3회 연속 우승을 이끌었다. 박결은 이제 프로무대에 도전해 한국 여자골프의 새 역사를 쓸 계획이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면서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정회원 자격을 얻었다. 11월 시드전만 통과하면 내년부터 KLPGA 정규투어에서 뛰게 된다. 박결은 미국의 줄리 잉스터처럼 오랫동안 선수생활을 하고 싶어 한다.
한국이 전통적으로 약한 종목이었던 여자 기계체조에선 윤나래(17·대구체고)라는 유망주를 얻었다. 윤나래는 자신의 시니어 데뷔무대에서 한국 체조 역사를 새로 썼다. 여자 기계체조 개인종합 결선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1974 테헤란아시안게임에서 체조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이후 한국 여자 기계체조가 개인종합에서 메달을 획득하기는 윤나래가 처음이다. 윤나래는 “중국과 일본이라는 전통적인 체조 강국의 틈바구니에서도 내가 할 수 있는 것만 잘하면 메달을 딸 수 있다. 더 큰 무대에서 뛰어난 활약을 하고 싶다”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
인천=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인천아시안게임] 10대 金트리오 ‘스포츠 코리아’ 10년을 부탁해
입력 2014-10-04 00: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