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이 개인정보와 사생활 보호를 위해 ‘100% 실명제’를 포기했다. 또 사용자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연구의 승인 절차를 더 까다롭게 하기로 했다.
페이스북 제품 담당 임원 크리스토퍼 콕스는 최근 페이스북 게시물을 통해 지금까지 시행해 오던 100% 실명 강제 정책을 포기하고 일부 사용자에 대해 가명을 허용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동성애자·양성애자나 성전환자, 여장 남자배우 또는 남장 여자배우 등의 경우 법률상 개명을 하지 않고 일상생활에서 다른 이름을 쓰거나 예명을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는 지적 때문이다. 페이스북은 연예인 팬 페이지 등에는 예명 사용을 허용하고 있지만 개인 페이지에는 반드시 실명을 쓰도록 요구해 왔다. 하지만 최근 미국 샌프란시스코 지역에서 활동하는 여장 남자배우들이 이에 대해 항의해왔다. 이들은 사생활 보호를 위해 가명을 사용해왔는데 실명을 쓰지 않는다는 신고가 페이스북에 접수된 것이다. 페이스북이 이를 ‘가짜 명의’를 사용한 것과 똑같이 취급하면서 항의가 빗발쳤다.
이에 따라 페이스북은 가명 사용을 일부 허용키로 하고, 최근 몇 주간 수백 명의 계정에 대해 사용 중지 조치를 내렸던 점을 사과했다. 또 고객 데이터를 바탕으로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는 연구를 할 소지가 있다는 지적에 따라 사용자 행태 연구에 대한 내부 승인을 더 엄격하게 하겠다고 밝혔다.
페이스북 측은 “회원들에 관한 연구를 할 때 고위 관리자들이 내부 검토하는 과정을 강화키로 했다”면서 “외부 전문가들과 상의해 기준을 마련, 적용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연구가 특정한 집단을 대상으로 할 경우 등에는 각별히 신경쓸 예정이다. 페이스북은 지난 6월 사용자 69만명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를 바탕으로 ‘사회관계망을 통한 대규모 감정 전염의 실험적 증거’라는 제목의 논문을 작성했었다. 이 논문을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게재해 “사람들의 감정을 조작하는 실험을 했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페이스북 ‘100% 강제 실명제’ 포기… 개인정보·사생활 보호 차원
입력 2014-10-04 00: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