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간선거 D-30 판세 요동] 공화, 상원 장악 가능성… 낙관은 못해

입력 2014-10-04 00:35

미국 ‘11·4 중간선거’가 3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공화당 우세를 예상하는 선거전문가가 늘고 있다. 핵심 관전 포인트인 상원 판세의 경우 2주일 전만 해도 민주당이 ‘도약’하고 있다는 예측이 많았으나 다시 분위기가 바뀌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투표일까지 한 달이라는 시간이 남아 있고, 지금의 격차도 공화당의 확고한 우세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많다.

◇2주일 새 판세 또 요동=이번 중간선거에서는 하원의원 435명 전원과 상원(100석)의 약 3분의 1인 상원의원 33명, 50개 주의 주지사 38명을 비롯해 46개 주의회 의원들이 교체된다. 하지만 최대 관심사는 상원 의석 변화다. 현재 민주당 55석, 공화당은 45석을 확보하고 있어 공화당이 이번에 6석을 더 확보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공화당이 하원에 이어 상원마저 장악하면 오바마 대통령은 남은 임기 동안 심각한 ‘권력누수(레임덕)’에 시달릴 게 확실시된다.

2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의 자체 통계예측모델 ‘일렉션 랩’은 공화당의 상원 과반의석 차지 확률을 77%로, 뉴욕타임스(NYT)는 65%로 예상했다. 지난달 16일 두 신문사는 민주당의 상원 장악 확률을 각각 51%, 50%로 집계한 바 있다. 그 사이에 흐름이 바뀐 셈이다. 하원의 경우 이미 과반 의석을 차지한 공화당이 의석을 더욱 늘릴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현 흐름대로 공화당이 상·하 양원을 동시에 장악하면 2006년 조지 W 부시 공화당 정부 때 민주당이 양원을 장악한 이래 8년 만에 명실상부한 여소야대(與小野大) 정국이 도래하게 된다.

공화당 우세 쪽으로 추가 기운 데는 접전이 벌어지고 있는 아이오와주와 콜로라도주의 판세 변화가 주요 역할을 했다.

저명한 정치학자 래리 사바토 버지니아대 교수가 이끄는 버지니아대 정치연구소는 최근 수차례 여론조사에서 공화당 조니 언스트 후보가 최대 6% 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예측 불가(toss-up)’로 분류했던 아이오와주 판세를 ‘공화 약간 우세’로 바꿨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 연구소는 마크 우달(민주) 상원의원이 앞서는 것으로 꼽았던 콜로라도주 상황을 ‘예측 불가’로 조정했다.

◇막판 변수 많고 뒤집기 가능한 격차=지난 두 차례 대선 결과를 정확히 맞혀 ‘족집게’로 통하는 ‘파이브서티에이트’ 운영자 네이트 실버는 최근 “아직은 민주당원들이 낙담할 때가 아니다”는 요지의 선거분석을 올렸다. 그는 예측모델에서 알래스카·아칸소·루이지애나주 등에서 공화당 후보 승리 확률을 70%가량으로 잡았으나 공화당 후보의 승리가 보장된(guaranteed) 것으로 해석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사바토 버지니아대 교수도 비슷한 견해를 나타냈다. 그는 공화당이 유리한 위치에 선 것은 분명하지만 접전지역이 너무 많고 투표일까지 짧지 않은 기간이 남아있다고 분석했다. 한쪽의 큰 실수, 전국적 대형 사건 발생 등은 1∼2개 상원의석의 주인을 충분히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오후 일리노이주 노스웨스턴대학에서 경제를 주제로 특강을 했다. 공화당으로부터 연일 비판받는 외교보다는 그나마 사정이 나은 경제 이슈를 부각시킴으로써 근로자와 중산층 유권자들의 표심을 움직여보겠다는 의도로 보인다고 미 언론은 분석했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