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메달을 따진 못했지만 행복해요.”
한국 세팍타크로 3인제 남자 대표선수들은 경기 후 활짝 웃었다. 공격을 담당하는 ‘킬러’ 임안수(26)는 “국내 대회에서 만원 관중이 이렇게 뜨겁게 우릴 응원해 준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결승전에서 패해 은메달에 그쳤지만 행복하다”고 말했다. 세팍타크로 선수들에겐 금메달보다 국민들의 관심이 더 소중했다.
남자 대표팀은 3일 부천체육관에서 열린 세팍타크로 레구에서 종주국인 태국에 게임 스코어 0대 2(16-21 14-21)로 패했다. 그러나 값진 성과였다. 세팍타크로가 1990년 베이징대회에서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이후 한국이 남자 레구에서 은메달을 따낸 것은 처음이다.
이날 5400석 규모의 부천체육관은 관중이 꽉 들어차 입추의 여지가 없었다. 만원 관중은 선수들이 곡예에 가까운 기술을 구사할 때마다 탄성을 지르며 열광했다. 한국 선수들이 득점하면 “대∼한민국”을 외치며 힘을 실어줬다. 경기가 끝난 뒤 한국 선수들은 두 팔을 치켜들고 코트를 돌며 응원을 보내준 관중에게 감사를 표했다. 대표팀의 에이스 김영만(28)은 “관중에게 수준 높은 경기를 보여줘 기분이 좋다”며 “우리 기량이 태국에 크게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종주국 태국이 미세한 기술에서 조금 앞설 뿐이므로 얼마든지 따라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심재철은 “남자라도 족구를 좋아하는 사람들 정도만 아는 것이 세탁타크로”라며 “앞으로 더 좋은 성적을 거둬 세팍타크로가 국민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앞서 열린 여자 레구 결승에서도 이진희(27) 김이슬(25) 이민주(24)로 구성된 한국 대표팀은 태국의 벽을 넘지 못하고 게임 스코어 0대 2(12-21 16-21)로 패해 은메달에 그쳤다. 그러나 역대 아시안게임 세팍타크로 여자 종목에서 처음 나온 소중한 은메달이다. 한국은 남녀 총 6개의 금메달이 걸린 세팍타크로에서 금메달을 수확하진 못했지만 은메달 4개를 따내며 역대 최고 성적을 올렸다.
부천=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은 못 땄지만 국민적 관심 땄어요”
입력 2014-10-04 00:06 수정 2014-10-04 04: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