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저한 검진이 답이다

입력 2014-10-06 02:16
30세 이후 늦은 나이에 임신을 하면 산모와 태아 건강에 모두 위험이 따르므로 임신 계획 단계부터 출산에 이르기까지 산부 인과 정기검진을 통해 산전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국민일보DB

최근 여성의 활발한 경제활동과 결혼기피 현상으로 늦은 결혼과 고령 출산이 늘고 있다. 서울시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시 거주 여성의 초산 연령은 평균 31.5세다. 이는 1993년의 평균 26.8세보다 4년 이상 늦어진 것이다. 고령 임신이 해를 거듭할수록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미숙아 출산의 주요원인으로 산모의 고령화가 가장 먼저 꼽힌다. 그러나 미리미리 임산부의 건강을 점검하면 산모와 태아 모두 건강하게 출산할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제정한 임산부의 날(10일)을 맞아 건강한 임신과 출산을 위해 가임 여성들이 꼭 알아야 할 것들을 점검했다.

◇임신 주기별 임산부와 태아의 건강체크는 필수=태아의 기형과 유산, 미숙아 출산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 임신 전 임산부의 건강 체크는 필수다.

만약 지금 임신을 계획하고 있다면 임신 전 혈액검사 및 소변검사를 통해 기본 건강상태 및 선천성 기형을 유발할 수 있는 감염질환에 대한 면역(항체)이 형성돼 있는지부터 확인해 보자.

또 임신 11∼13주가 되면 태아 목둘레 검사가 필요하다. 이는 태아 목덜미 뒤에 형성되는 부종인 투명대의 두께를 측정하는 검사로, 다운증후군 위험도를 가늠하는데 도움이 된다.

다운증후군의 위험도는 보통 임신 11∼13주 또는 16∼18주에 실시하는 기형아 검사를 통해서도 선별할 수 있다. 임신 중기(18∼24주)에 이르면 정밀 초음파검사로 태아의 신체건강 상태를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 태아의 발달상태는 물론 신체 전반에 걸쳐 기형 여부도 확인할 수 있다.

임신 24∼28주에는 임신성 당뇨검사를 진행한다. 고령 임신의 경우 제2형 당뇨와 임신성 당뇨에 빠지기 쉽다. 임신성 당뇨는 태아 기형, 거대아 출산, 난산 등의 원인이 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고령 출산이어도 정기적인 산전 검사를 통해 건강히 출산할 수 있으니 시기별로 예정된 검사를 꼼꼼히 챙기는 것이 중요하다.

◇독감 예방주사는 맞고 감기약 복용엔 주의 필요=임산부는 약을 함부로 먹어선 안 된다. 태아의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가장 흔한 예로 감기 증상이 나타나면 약국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종합감기약을 복용한다. 그러나 조심해야 한다. 다양한 성분의 약이 복합적으로 섞여 있어 임산부와 태아에게 해를 끼칠 수 있다.

임신 중 약물 복용은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따라서 몸이 아플 때는 반드시 주치의 또는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복약 지도를 받는 것이 안전하다.

지금은 다가올 겨울을 건강하게 나기 위해 독감 예방주사를 맞아야 할 시기다. 독감 예방주사는 괜찮을까. 그렇다. 독감 예방주사는 맞아도 된다. 태아에게 해가 되지 않는다. 임산부는 체내 호르몬대사의 변화로 면역체계가 약해져 독감 바이러스에 노출될 경우 쉽게 감염될 수 있다. 따라서 임산부는 건강한 출산을 위해 임신주수와 상관없이 모두 독감 예방주사를 맞는 게 좋다.

심한 복통, 질 출혈, 장시간 지속되는 구토, 38도 이상의 고열, 배뇨 시 통증, 비정상적인 질 분비물, 갑작스러운 태동감소나 태동이 없을 때, 계속되는 두통, 심한 부종, 양수가 터졌을 때 역시 임산부와 태아의 건강이 위험할 수 있다.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이대목동병원 산부인과 박미혜 교수는 “33세 이상의 나이에 임신을 계획하고 있다면 산부인과를 찾아 자신의 건강 상태를 미리 점검하는 등 전문의와 함께 임신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