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란스병원 백효채 교수팀, 폐 이식 수술 ‘100번째 성공’ 큰 업적

입력 2014-10-06 03:58
최근 세브란스병원에서 폐이식 수술을 받고 건강을 되찾은 이모(37)씨가 주치의 백효채 교수(왼쪽)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흉부외과 백효채, 호흡기내과 박무석, 감염내과 안진영, 마취통증의학과 나성원 교수로 구성된 폐이식팀은 지난 8월 29일 말기 폐섬유증 환자 이모(37·여)씨를 대상으로 100번째 폐 이식 수술에 성공했다고 5일 밝혔다. 이는 지금까지 국내에서 이뤄진 전체 폐이식 수술(220건)의 거의 절반에 해당되는 실적이다.

이씨는 수술 후 두 달여 동안 거부반응 억제 및 감염관리를 통해 건강을 회복해 지난달 27일 퇴원했다. 폐가 점차 단단해지는 폐섬유증으로 폐 기능을 거의 상실하고 ‘인공 심폐장치(ECMO)’로 생명을 유지하던 이씨는 뇌사자가 기증한 폐를 이식받아 새 생명을 얻게 됐다. 백 교수는 “이후 집도한 101∼102번째 폐이식 환자들도 빠르게 건강을 회복 중”이라며 “특별한 문제가 없을 경우 두 환자 모두 이달 중 퇴원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1996년 국내 최초로 폐이식에 성공한 백 교수팀은 국내 첫 양측 폐이식, 양측 폐의 재이식, 기증자와 혈액형이 다른 환자에게 양측 폐이식, 백혈병으로 골수이식을 받은 후 발생한 ‘이식편대 숙주병’으로 폐 기능을 잃게 된 환자를 대상으로 한 양측 폐이식 등 우리나라 폐이식을 선도했다.

그러나 백 교수는 “장기를 뇌사자로부터 밖에 기증받을 수 없어 많은 폐이식이 필요한 환자들이 대기 중 사망하는 경우가 많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한편 백 교수팀은 오는 15일 환자, 가족, 폐 이식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을 초청해 폐이식 100례 돌파 기념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그 동안 성과와 앞으로 해야 할 일 등을 토론할 예정이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