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아시안게임] 나란히 만리장성 넘고… 女 농구·배구 20년 만에 亞 정상 다시 서다

입력 2014-10-03 05:05
한국 여자 농구와 배구가 나란히 만리장성을 넘고 20년 만에 아시아 정상을 탈환했다.

한국 여자 농구 대표팀은 2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인천아시안게임 여자농구 중국과의 결승전에서 70대 64로 승리했다. 이로써 한국은 1994 히로시마아시안게임 우승 이후 20년 만에 금메달을 되찾았다. 특히 4년 전 광저우아시안게임 결승에서 홈 텃세로 인한 석연치 않은 패배의 아픔도 되갚아줬다.

한국은 3쿼터 종료 직전까지 중국과 팽팽히 맞서다 양지희(우리은행)의 버저비터로 54-52 리드를 잡은 채 4쿼터를 맞았다. 기세가 오른 한국은 4쿼터에서 강력한 압박수비로 중국을 6분 가까이 무득점으로 틀어막았다. 그 사이 김단비(신한은행)와 양지희의 연속 골밑 돌파와 신정자(KDB생명)의 레이업슛을 포함해 무려 10점을 몰아넣으며 경기 종료 4분34초 전에는 64-52로 훌쩍 달아났다.

경기가 종료되고 금메달이 확정되자 선수들은 태극기를 두르고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특히 최고참이자 주장인 이미선(삼성생명)은 눈시울을 붉히며 후배들을 껴안았다. 광저우아시안게임 결승 당시 이미선은 64-66으로 뒤진 경기 종료 9초를 남기고 완벽한 가로채기를 성공해 속공 기회를 잡았으나 심판이 이를 반칙으로 판정해 오히려 자유투 2개를 내줘 아쉬운 패배를 당한 바 있다. 이미선은 “마무리를 잘할 수 있게 선수들이 모두 도와줘서 고맙다”며 “금메달을 따서 기쁘기도 하지만 경기가 끝나니 그동안 힘들었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국 여자 배구 대표팀도 중국을 세트스코어 3대 0(25-20 25-13 25-21)으로 완파하고 금메달을 따냈다. 여자 배구도 1994 히로시마아시안게임 이후 우승 이후 20년 만에 정상에 올라섰다. 배구 여제 김연경(페네르바체)은 양 팀 합해 최다인 26점을 올리며 명불허전임을 입증했다. 특히 김연경은 2006 도하아시안게임 이후 세 번째 아시안게임 도전 만에 정상을 밟아 기쁨이 더했다.

인천=모규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