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금융위원장 좀 오시죠”… 주목받는 광폭행보

입력 2014-10-03 03:09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이번엔 신제윤 금융위원장을 국회로 불렀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일부 시중은행의 금리가 오른 ‘금리 역주행’ 현상에 대한 보고를 받기 위해서였다. 김 대표는 취임 이후 현안이 있을 때마다 정부 책임자를 호출해 공개적으로 보고받고 지시하는 등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김 대표는 2일 최고위원회의 공개 발언이 끝날 무렵 회의장 밖에서 대기 중이던 신 위원장을 불렀다. 신 위원장은 준비해온 자료를 배포한 뒤 4개 은행(농협·하나·기업·외환)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상승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들 은행은 지난 5∼7월 가산금리를 의도적으로 낮게 유지해 특판 형식으로 대출을 장려해 왔고, 8월 가산금리를 원상복귀하면서 소폭 상승하게 됐다는 것이다. 이어 기준금리를 조정하면 예금금리에는 바로 반영이 되지만 대출금리는 한 달 정도 시차가 있다는 설명도 뒤따랐다. 김 대표는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과실을 기업들이 받을 수 있도록 관리를 잘해 달라”고 당부하면서 회의를 마무리했다.

김 대표는 앞서 모두발언을 통해선 평창동계올림픽 개최 준비가 제대로 되고 있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주요 경기장의 건설 공사가 아직 시작도 되지 않아 심각한 위기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총리실, 문화체육관광부, 강원도 세 기관이 서로 책임을 미루고 있다고 하는데 총리실에서 특단의 대책을 세워 달라”고 촉구했다.

김 대표의 관심사는 정치 경제 사회 등 분야를 가리지 않는다. 취임 직후 군 폭행사건이 불거졌을 땐 국방부 장관을 불러 호통을 쳤는가 하면, 김해 여고생 살인사건에 대해선 경찰의 부실 수사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노동계와 재계를 잇따라 방문해 간담회를 열고, 부동산 정책 관련 현장을 둘러보는 등 민생 행보도 병행하고 있다.

여권의 차기 대선후보 지지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김 대표의 이런 광폭행보는 책임 있는 집권여당 대표로서의 이미지를 부각시키고 있다. ‘김무성의 정치’를 보여주겠다는 의도도 엿보인다. 김 대표의 부인이 최근 새누리당 의원 부인들과 만찬을 하는 등 물밑 스킨십을 쌓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한 당직자는 “김 대표가 현안을 꼼꼼히 챙기고 이에 대한 입장을 밝히면서 조금씩, 그러나 확실하게 자기 목소리를 키워가고 있다”면서 “비판의 대상이 특정 인물이 아닌 정책 중심이기 때문에 견제하려는 사람들 입장에선 딱히 트집을 잡기도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