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부총리 “증세는 경제 회복세에 찬물 끼얹는 것… 고려 안한다”

입력 2014-10-03 03:08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관훈클럽 초청으로 2일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토론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최 부총리는 “단기적으로 경기 회복을 위한 확장성 거시 정책을 펴는 한편 경제체질 개선을 위한 근본적 구조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영희 기자

“큰 쇼크만 없다면 내년 4%대 성장궤도에 복귀할 수 있다.” 2일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자신 있는 발언을 이어갔다. ‘최노믹스’의 효과를 자신하며 기존 정책에 대한 추진 의지를 재차 밝혔다. 부자·법인 증세 주장은 “경제 회복세에 찬물 끼얹는 것”이라며 원천 차단했다. 달러화 강세로 코스피지수가 최 부총리 취임 이전 수준으로 급락하고, 엔화 약세로 인해 국내 기업들의 충격이 우려되는 등 금융시장 불안이 확산되는 것을 막고 경제 활성화의 불씨를 이어가겠다는 의도다.

◇“증세는 없다. 경제 살아날 때까지 재정적자는 감수해야”=최 부총리는 “복지를 늘리려면 재정이 없으면 세금을 늘리는 것이 맞지만 현 단계에서는 증세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면서 “지금은 경제 회복이 우선이다. 증세는 경제회복세에 찬물을 끼얹는다. 일본의 전철을 밟을 것”이라고 말했다. 법인세 인상이나 부자 증세 등을 통해 복지 재정을 확보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을 반박한 것이다. 최 부총리는 이어 “경제가 살아날 때까지는 재정 적자를 감수하더라도 과감하게 운영할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라고도 했다. 다만 “그래도 하다하다 안 되면 국민들 공감을 얻어 증세에 대한 의견을 구할 수는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최 부총리는 그러면서 ‘41조원+α’의 재정보강 패키지, 확장예산 편성 등을 통해 내수가 활성화되면 올해 4분기부터 본격적으로 1%대 분기 경제 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이어 “‘최노믹스’라기보다는 ‘경제성장률 4%, 국민소득 4만 달러, 고용률 70% 달성’을 목표로 한 ‘근혜노믹스’가 잠시 경로를 이탈했는데 이를 신속하게 ‘컴백’하도록 할 것”이라면서 “해외 경제 여건에서 큰 충격이 없다면 내년부터는 4% 성장률 복귀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환율 등 금융시장 변동성 관리 가능”=엔저 활용 계획도 재차 강조했다. 금융시장 발목을 잡고 있는 엔화 약세에 대해 “엔저를 투자 기회로 활용할 수 있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대부분 공장 설비 등에 일본 장비를 들여오는 것이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엔화가 쌀 때 기업들이 앞당겨 설비투자를 할 수 있도록 150억 달러 한도로 저금리 외화대출을 해주거나, 감가상각을 빨리 할 수 있도록 하는 가속상각 제도 도입 등의 방안도 내놓았다.

최근 달러화 강세로 국제금융시장 변동성이 급격히 커진 데 대해서도 “급변 상황에 대한 충분한 대비책을 마련해 놓고 있다”면서 시장 불안 확산을 경계했다. 주가 급락으로 인해 지난 2개월간 빛을 발했던 ‘최노믹스’ 효과가 반감되는 것을 막겠다는 것이다. 최 부총리는 “금융위기 때도 달러가 강세로 가면 신흥시장에서 돈이 나갈 것 아니냐는 막연한 시나리오가 있었지만 2009년 우리 시장은 차별화된 모습을 보였다”면서 “외환보유고도 사상 최고인 데다 흡수여력도 갖추고 있다”고 역설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