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교민 90% 크리스천… 재이스라엘 한인 40년 콘퍼런스

입력 2014-10-03 03:36
2일 서울 강동구 구천면로 명성교회 월드글로리아센터에서 열린 ‘재이스라엘 한인 40년사 콘퍼런스’에서 강사문 장신대 명예교수(가운데)가 발제를 하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크리스천 학자들이 경험한 이스라엘과 한인 역사를 회고하는 모임이 열렸다. 재이스라엘한인회(회장 이강근)는 2일 서울 강동구 구천면로 명성교회 월드글로리아센터에서 ‘재이스라엘 한인 40년사 콘퍼런스’를 개최하고 “한인들은 한국·이스라엘 간 정치 경제 군사 교육 등 분야에서 가교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현재 이스라엘 교민은 800여명으로 이중 90%가 크리스천이다.

이스라엘 한인 역사는 유학생부터 시작된다. 1969년 건국대 류태영 명예교수를 필두로 72년 민영진 전 대한성서공회 총무가 초기 유학생 그룹을 형성했다. 이후 키부츠 단기과정이나 연수생들이 줄을 이었다. 류 명예교수의 경우 78년부터 벤구리온대 교수로 초빙돼 히브리어로 농촌사회학과 한국문화사를 강의했다. 류 명예교수는 “한국과 이스라엘 문화교류 사업에 힘썼다”며 “많은 한국인 지도자들을 이스라엘 외무성 초청으로 방문토록 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귀국 후 교직생활을 하면서 대학생 308명의 이스라엘 유학을 도왔다.

이스라엘의 한인 규모는 80년대 후반부터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사업가와 상사주재원, 대사관 직원 등이 대거 유입됐다. 여기엔 성지순례가 기폭제가 됐다. 서울장신대 최영철 교수는 “한국관광객은 1995년 2만명에서 이듬해엔 2만5000명이 됐을 정도로 증가했다”며 “10년만에 10배가 증가했다”고 말했다. 최근 성지순례객은 연평균 3만∼4만명으로 추산된다.

교민이 증가하면서 한인교회 역할도 커졌다. 최 교수는 “2세들의 한글 교육을 위해 한인교회들이 협력했으며 한국의 명절 때에는 교민을 초청했다”며 “광복절 등 한인회 행사도 교회들이 주도했다”고 말했다. 건국대 최창모(자율전공학부) 교수는 그러나 “80년대 이스라엘 한인사회는 여전히 좁은 울타리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면서 “한인교회 역시 갈등 상태를 지속한 것은 성장통이었다”고 회고했다.

장신대 강사문 명예교수는 이스라엘만 편드는 시각을 경계했다. 그는 “이스라엘에는 유대인뿐 아니라 아랍인도 많이 있다”며 “두 민족의 강경파를 제외한 주민들에 대해서는 객관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